서울→대전, 이번에는 부산…신정락 “욕심 부릴 나이 아냐, 무조건 편하게”[스경X인터뷰]
롯데 신정락(36)은 지난 겨울 유니폼을 또 한번 바꿔입었다.
2022시즌을 마치고 한화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신정락은 롯데가 영입하면서 새 둥지를 틀었다.
북일고-고려대를 졸업한 뒤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신정락은 2019년 7월 트레이드로 한화로 이적했다. 한화에서 지난 시즌까지 뛴 그는 이번에는 부산에서 야구 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롯데는 사이드암인 그의 투구 특성상 마운드 층을 두텁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 영입을 했다. 또한 베테랑인 신정락은 젊은 투수들이 많은 롯데 마운드에 경험을 불어넣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지난 11일 LG전에서는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이적 후 첫 승리를 올리기도 했다. 2-4로 뒤처진 6회 1사 2·3루의 위기에서 등판해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뿐만이 아니라 신정락은 올시즌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다. 7일 KT전에서는 1-5로 패색이 짙었던 9회 등판했다. 12일 사직 LG전에서는 4-4로 맞선 7회 1사 3루에서 부름을 받았다. 14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7-8로 지고 있을 때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신정락이 해야할 일은 최대한 평정심을 찾고 제 공을 던지는 것이다. 그는 “평소에 코칭스태프가 최대한 편하게 해야된다고 말을 해줘서 그런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정락은 롯데에 ‘보답’을 하고 싶어했다. 그는 “사실 롯데에 오기 전에도 기회를 줬는데 보답을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2022시즌 신정락은 44경기에 등판해 47이닝을 소화하며 2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 4.02를 기록했다. 돌이켜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즌이었다. 신정락은 “만루나 실점 위기에서 많이 올라가서 주자를 많이 들여보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도 최대한 막아줬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그 아쉬움을 롯데에서 해소하려한다. 강도 높은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하며 팀에 녹아든 신정락은 “선수들이 다 착해서 적응하기도 편했다. 잘 대해줘서 금방 적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의 생활도 적응했다. 부산 사투리도 익숙하다. 다만 신정락은 “대학 때 부산 친구들이 있었어서 말투는 괜찮은데, 도로가 적응이 안 되더라”며 웃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들어선 신정락은 올시즌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 그는 “지금처럼 하면 될 것 같다. 최대한 편하게 팀이 원하는 방향대로 그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욕심 부릴 나이가 아니라서 내려놓고 하는 것도 있다. 어린 투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해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정락은 스스로의 나이가 많다고 했지만 아직 리그에는 ‘노장’ 선수들이 있다. 1982년생 삼성 오승환, 1983년생 SSG 고효준, 1984년생 노경은(SSG) 등이 있다. 신정락은 “올시즌 하다가 잘 되면 그런 투수들처럼 되는 것이다. 나중의 문제”라며 “사실 풀타임 소화까지도 생각하지 않고 왔다. 팀 마운드에 구멍이 날 때 최대한 메워준다는 역할로 뛰겠다. 역할도 코칭스태프에서 정할 문제고 나는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신정락도 단 한가지 욕심이 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가을야구다. 신정락의 가장 마지막 가을야구는 LG 소속으로 있던 2014년이다.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는 “프로 생활 막바지이기도 하고, 가을야구를 한 번 해보고 끝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희망을 키웠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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