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 NLL 침범…해군 경고사격에 퇴각
중국 어선 쫓아 내려왔나…합참 “의도성 낮게 보고 있어”
중국 불법조업 어선과 부딪쳐 3명 부상…1명은 쇄골 골절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남측 해역에서 10여분 머물다가 퇴각했다. 군은 북한이 도발 의도를 가지고 넘어왔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작전 과정에서 해군 함정이 중국 어선과 부딪쳐 승조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1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전날 오전 11시쯤 북한 경비정이 백령도 동북방에서 NLL을 넘어온 것을 포착했다.
군은 북한 경비정이 NLL에 근접할 때, NLL을 침범할 때 등 총 10여회에 걸쳐 경고통신을 시도했다. 북측이 응답하지 않자 군은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40㎜ 기관포를 10발 발사하는 경고사격을 단행했다.
NLL 이남 2km 부근까지 접근한 경비정은 해군 경고사격이 시작되자 즉각 침로를 바꿔 북측으로 향했다. 경비정이 NLL을 다시 넘어 올라간 것은 오전 11시10분 경이며 남측 수역에 머문 시간은 총 10분에서 11분 사이라고 합참 관계자가 전했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하고 남측 경고사격에 퇴각한 것은 지난해 3월8일 이후 처음이다.
합참은 “당시 시정(목표물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대거리)이 90m 정도로 굉장히 불량한 상태였고 북한 경비정의 기동형태 등을 봤을 때 중국 어선 단속을 위해 내려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도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오전 10시쯤 중국 어선 여러 척이 NLL을 내려와 불법 조업을 하고 있었는데 북한 경비정이 이들을 쫓아 내려오며 지그재그로 움직인 항로가 포착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하할 때에는 직선 항로를 보였다. NLL은 남북 사이의 개념으로 중국 어선이 남하했다고 해서 군사적 대응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북한 경비정을 쫓아내는 과정에서 해군 함정이 중국 어선과 부딪치는 일도 발생했다. 시정이 좋지 않고 긴박한 상황에서, 위치 자동식별장치를 탑재하지 않은 중국 어선과 근접해 작전을 수행하다가 두 배가 부딪쳤다고 합참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충돌’이 아니라 ‘단순 접촉’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해군 병력 3명이 부상을 당해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 중 1명은 쇄골이 골절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함정 일부도 파손돼 물이 샜지만 현재 함정을 기동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북한 경비정이 NLL 위로 퇴각한 뒤 군은 공중과 해상에 추가 전력을 배치해 대비 태세를 유지했고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합참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면서 “군은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결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7일부터 남북연락사무소와 서·동해 군통신선을 통한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처음으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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