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대 테너’ 신영조 명예교수 별세…한국 가곡 부흥기 이끌어

이강은 2023. 4. 1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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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한국 가곡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테너 신영조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가 지병인 뇌경색으로 지난 14일 저녁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별세했다.

1963년 한양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 노래를 중단하고 군에 입대했다.

고인은 High-C(3옥타브 도)를 넘나드는 고음의 미성으로 박인수(1938∼2023), 엄정행(80)과 함께 '한국의 3대 테너'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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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한국 가곡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테너 신영조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가 지병인 뇌경색으로 지난 14일 저녁 경기도 수원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1943년 9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고교에서 야구를 하다 고교 시절 부상을 당했다. 이 때 병상에서 라디오로 들은 클래식에 빠져 성악가의 길을 걸었다. 1963년 한양대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고음이 올라가지 않아 노래를 중단하고 군에 입대했다. 다행히 고음이 터져 제대 후 연습에 매진했으나 무리해서 성대결절이 발병하기도 했다. 이에 2년가량 필담으로 의사소통하며 회복해 두각을 보였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음악원과 독일 뮌헨국립음대에서 유학한 뒤 독일 슈투트가르트 오페라극장 주역 오디션에 합격하는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했다.

신영조 한양대 성악과 명예교수. 연합뉴스 
1975년 여름 오페라 ‘파우스트’의 파우스트 역을 제안받아 일시 귀국해 무대에 선 뒤 국내 성악계 스타로 떠올랐고, 당시 한양대 총장이던 고 김연준 이사장에게 발탁돼 모교 교수로 임용됐다.
귀국 이듬해 오페라 ‘마술피리’, ‘라보엠’, ‘로미오와 줄리엣’에 잇따라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고, 20여년 동안 국립오페라단 정단원으로 여러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고인은 High-C(3옥타브 도)를 넘나드는 고음의 미성으로 박인수(1938∼2023), 엄정행(80)과 함께 ‘한국의 3대 테너’로 꼽혔다. ‘산노을’을 비롯해 ‘초롱꽃’, ‘기다리는 마음’, ‘황혼의 노래’, ‘그리운 금강산’, ‘님이 오시는지’, ‘보리밭’, ‘내마음’, ‘진달래꽃’ 등 가곡으로 사랑받았다. 특히 ‘산노을’은 각각 박인수와 엄정행의 ‘향수’와 ‘목련화’처럼 고인의 대표곡이었다. 또 소프라노 노래로만 인식됐던 ‘진달래꽃’은 고인이 부른 후 많은 테너 가수의 애창곡이 됐다. 1998년에는 고 콜린 데이비스 경 지휘로 런던심포니와 한국가곡 음반을 취입하기도 했다.

2001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가 2005년 재기 독창회를 열고 무대에 섰지만 정년퇴직 이듬해인 2010년 다시 뇌경색이 와 오랜 투병 생활을 해왔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순호씨와 딸 교진·명진·경진씨, 사위 문훈씨 등이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17일 오전 6시. 02-2290-9455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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