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도 슈퍼매치가 고비였는데…올해도 마찬가지가 된 수원
아쉬운 역전패로 또 다시 승리를 놓쳤다. “4월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던 이병근 수원 삼성 감독에게도 조금씩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같이 또 슈퍼매치가 그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원은 지난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먼저 넣고도 2-3 역전패를 당했다. 제주가 2연승으로 완벽하게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반면, 수원은 개막 7경기 연속 무승(승점 2점·2무5패)으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12일 안산 그리너스와의 대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경기에서 3-1로 승리해 시즌 첫 승을 올리며 분위기를 올리는 듯했지만, 그 직후 맞은 리그에서는 반등에 실패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우리가 7경기 동안 결과가 좋지 않다”고 운을 뗀 뒤 “내 부족함도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내가 잘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거취에 대한 고민을 솔직히 털어놨다.
K리그 전통의 명가인 수원은 이번 시즌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수모를 겪은 끝에 간신히 K리그1에 잔류했던 수원은 이번 시즌 남다른 각오로 준비했다. 오현규(셀틱)를 떠나보냈지만 김보경, 아코스티, 뮬리치 등을 수혈하며 지난 시즌 자신들을 괴롭혔던 득점력 강화에 목을 맸다. 그러나 7경기를 치른 현재 7골로 경기당 1골 수준의 빈약한 득점력은 여전하고, 그 2배에 가까운 13골을 헌납하는 등 수비도 완전히 붕괴됐다.
당연히 결과는 지난 시즌보다 더 안 좋다. 지난 시즌 수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개막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그 다음 경기였던 수원FC전에서 첫 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7경기를 치른 시점가지도 승전보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성난 팬들이 ‘버스 막기’까지 하는 등 팬심이 완전히 돌아섰다. 이병근 감독이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한 상황인데 4월에 치른 3경기에서 1무2패로 여전히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수원의 앞날은 더 험난하다. 다음 상대는 FC서울(22일)이다. 운명의 ‘슈퍼매치’를 앞두고 양팀의 분위기는 상반됐다. 서울은 올 시즌 꾸준히 상위권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슈퍼매치가 감독 경질의 결정타가 됐다. 슈퍼매치 직전 1승4무3패(승점 7점)를 기록하던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0-2 완패를 당한 뒤 곧바로 박건하 감독을 경질했다. 그리고 그 후임으로 이 감독을 낙점했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 역시 이번 시즌 최악의 출발을 하고 있고, 슈퍼매치를 앞두고 또 위기를 맞았다. 설령 슈퍼매치를 무사히 넘긴다고 하더라도 다음 상대는 울산 현대와 함께 무패를 달리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라 부담이 크다. 이 감독과 수원의 운명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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