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전세사기 20대 피해자 숨져…2번째 사망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3. 4. 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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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축왕'의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건축업자 B씨와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등 공범은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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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보증금 9000만원 못 받아…대책위에서 활동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주최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한시적인 경매 중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2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축왕'의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건축왕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사망한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번째다.

15일 인천 미추홀경찰서 등은 전날 오후 8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연립주택에서 2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A씨는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61)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함께 사는 친구는 외출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연립주택 내 방 안에서 숨진 A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방 안에서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A씨가 살던 연립주택은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간 상태로 그는 최근까지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는 2019년 준공된 해당 주택에 같은 해 8월 입주할 당시에는 전세금 6800만원에 계약했으나 2021년 8월 재계약 때는 전세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주택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우선변제금 3400만원 외 나머지 5600만원은 받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대책위는 설명했다.

대책위는 "회원분들에 따르면 A씨는 전세 사기 피해 이후 최근까지 너무나 괴로워했다고 한다"며 "유가족의 요청으로 빈소는 차리지 않고 조용히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막아줄 것을 정부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며 "국토부를 넘어 기재부와 법무부 등 관련 정부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월28일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휴대전화에 메모 형태로 남긴 유서에서 '(전세 사기 관련)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며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건축업자 B씨와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등 공범은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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