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2’ 학폭 피해로 죽은 子의 편지

이유민 기자 2023. 4. 1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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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블랙2: 영혼파괴자들’ 화면 캡처.



‘블랙2: 영혼파괴자들 (이하 ‘블랙2’)’이 피해자들과 그 주변인들의 삶마저 파괴한 두 건의 학교폭력 사건을 조명한다.

15일 방송된 채널A 범죄 다큐 스릴러 ‘블랙2’는 거제의 한 분식집에서 벌어진 분식집 사장의 폭행 사건에서 시작됐다. 학교폭력 피해자 이용환(가명)의 어머니인 송선주(가명) 씨는 아들을 괴롭힌 5명의 가해 학생의 사과문을 읽다 결국 울분을 참지 못하고, 가해 학생 부모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해 학생들을 때렸다. 가해 학생들의 장난스러운 사과문은 그들의 부모조차 놀랐을 정도로 엉망이었고, 부모들까지 자필 사과문을 작성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송선주 씨가 이들 대상으로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고 소송을 진행하자, 가해 학생 부모들은 ‘피해 학생의 부모’로 탈바꿈해 송선주 씨에게 감금 폭행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어느 날, 5번의 ‘기절 놀이’에 두 번이나 기절한 용환은 마침내 어머니에게 피해를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자기 아들이 괴롭힘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송선주 씨는 곧바로 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미 교회의 중진이었던 가해자들의 부모들 탓에 교회의 목사마저 “아이들의 장난이다. 용환이가 거짓말한 것일 수도 있지 않으냐”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학교폭력 위원회’를 열자 기태와 그 무리는 각각 봉사와 전학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퇴학이 아닌 이상, 학폭 관련 내용은 졸업 일로부터 2년 후 ‘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된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용환의 어머니는 ‘국민청원’을 통해 이 사건을 널리 알렸고, 2년여의 싸움 끝에 가해 학생들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2012년 또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인 승재(가명)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중학 시절부터 괴롭힘을 받은 승재는 고등학교에서도 ‘당해도 되는’ 장난감처럼 취급받았다. 무려 10명이 넘는 가해자들은 교실에서 승재에게 공을 던지는 ‘공놀이’ 등, 놀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폭력을 지속했다. 이에 승재는 학교에서 시행한 심리검사에서 ‘우울증’이 심한 것으로 나왔지만, 상담 선생님에게 “너 같은 애들이 꼭 자살하더라”라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들어야 했다.

승재의 선택 이후, 가해 학생들과 부모들의 뻔뻔한 대답과 학교의 ‘학교폭력과 무관한 선택이었다’는 기만적인 태도는 유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거기다 재판 당시 ‘소년사건’으로 송치되었기에, 한 아이의 장래를 짓밟아 버린 그들에게 아무런 흔적조차도 남길 수 없었다. 승재의 어머니는 아들이 그들을 용서하라고 써놨을까 봐 스스로 차마 읽을 수 없었던, 11년간 간직해온 그의 마지막 글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장유정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글을 읽어 내렸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깊이 공감하다 결국 오열을 금치 못했다.

한편, 피해자들의 영혼을 파괴하는 악랄한 범죄들을 소개하는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채널 A에서 방송된다.

이유민 온라인기자 dldbals525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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