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장으로 아마존 뚫어 美 시장 석권… 한국 중소기업 온라인 수출 사상 최대
조립식 철제 수납장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스피드랙은 2021년 5월 처음으로 미국 아마존에 제품을 출시했다. 스피드랙이 수출을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였고 2018년에는 해외영업팀을 만들었지만, 그전까지는 국내외 전시회 등에서 바이어와 접촉해 수출 계약을 체결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전시회 등 행사가 없어지자, 아마존에 제품을 올려 직접 수출 시장을 개척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스피드랙은 약 10개월간 북미 시장을 분석했다. 당시 북미의 선반 시장은 싼 가격을 무기로 한 중국산 제품이 점령하고 있었지만, 주로 차고에서 쓸 수 있는 튼튼한 상품을 찾던 북미 소비자들에게선 철제 프레임이나 합판이 너무 얇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에 스피드랙은 포스코가 생산한 고강도 철강을 사용해 중국산 제품의 2배 가까이 되는 두께로 프레임을 제작했다. 기존 국내에서 판매하던 6mm 두께의 목재 합판도 차고 위주의 북미 환경에선 적합하지 않다는 피드백에 따라 출시 3개월만에 9mm로 늘렸다.
이처럼 고품질 자재를 사용하다 보니 중국산 제품들보다 가격은 30% 정도 비싸졌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큰 호응을 얻었다. 스피드랙 관계자는 “아마존 이용자 1000명 중 1명이 리뷰를 달까말까 하지만, 우리 제품은 5점 만점에 4.6~4.7점 등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했다. 스피드랙은 지난해 온라인 수출 실적 896만달러(약 117억원)를 달성했고, 해외 매출로는 1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 매출 250억원이 목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은 7억15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수출을 한 기업도 3815사로 사상 최대다. 2018년과 비교하면 수출액은 8.6배, 수출 기업은 5.7배로 늘었다. 아마존·라쿠텐·쇼피 등 해외의 다양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활용해 직접 해외 수출길을 모색하는 전략이 우수한 기술력·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맞물려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 한국 중소기업, 아마존·라쿠텐 공략해 직접 수출 판로 뚫어
파이네트웍스는 2013년부터 가정용 골프 시뮬레이터 ‘파이골프’를 개발해오고 있다. 자체 제작한 센서를 연습용 스틱이나 골프채에 꽂고 핸드폰에 설치된 전용 앱과 연동시키면 골프장 배경과 함께 자신의 스윙 모습을 스마트폰 화면에 그대로 구현시킬 수 있다. 2017년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처음으로 제품을 출시했고, 일본 크라우드펀딩 ‘마쿠아케’에서 2억5000만~3억원 정도의 실적을 거둔 후 2018년부터 미국 아마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파이골프는 골프 인구가 많고 연말 선물을 찾던 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미 NBC의 인기 TV 쇼인 ‘켈리 클락슨 쇼’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다.
파이네트웍스 역시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일본의 고객들을 모두 잡기 위해 계속해서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골프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미국 고객들을 위해선 현지의 골프 게임 개발업체 탑골프와 제휴해 세계 유명 골프 코스를 구현한 ‘파이골프 WGT 에디션’을 출시했다. 골프 실력 향상과 골프 연습을 위해 파이골프를 사용하는 일본 고객들을 위해서 스윙 분석 알고리즘도 거듭 개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51만달러의 온라인 수출을 거뒀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출액을 유지하되, 10억원이 안 됐던 영업이익을 15억~2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청안오가닉스는 싱가폴·일본 등에 녹차 카테킨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명연 청안오가닉스 대표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104억원 정도였는데 이 중 46억원을 수출로 거뒀다”며 “처음에는 바이어 계약을 통해 수출했었지만, 해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게 되니 중간 유통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대표 상품인 녹차 카테킨의 원료는 보통 중국산인 경우가 많지만, 청안오가닉스는 품질에 까다로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럽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해외 수출이 주된 판매 전략으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지원 사업에 대한 수요도 뜨겁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여러 지원 정책들을 하나로 묶은 온라인 수출 패키지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이 사업에 참여할 중소기업 100사를 선정했는데, 경쟁률이 5.7:1에 달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존, 쇼피, 타오바오 등 글로벌쇼핑몰 입점·판매를 위한 마케팅, 배송 대행, 물류비, 자사몰 구축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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