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손 잡는 韓日 경제수장…경제계도 '훈풍' 기대
2006년부터 7차례 열려…통화스와프 확대 등 성과
관계 정상화에 공급망 강화·국제회의 공조 강화 기대
[워싱턴 D.C.(미국)=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한국과 일본 재무당국의 대화 채널이 7년 만에 공식적으로 복원되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의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양국 간 관계 회복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공급망 협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다음달 2~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를 계기로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일 재무당국 수장 간 공식 회의는 2016년 8월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것이다.
한일 재무장관 회의는 한국의 기재부 장관과 일본의 재무상 등 재무 당국 수장이 참석해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2006년 첫 회의에서 양국은 양국간 비상상황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돈을 빌려오는 통화스와프 계약 규모를 7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5년에는 재정과 세금제도 개혁, 경제구조 개혁 구상을 공유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전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 공급망 체계가 개편되는 상황에서 공동 대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미·일 공조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양국의 협력 강화가 IRA 등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부도 미국의 IRA,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에 대해 일본과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양국 교류 확대의 걸림돌인 수출규제 조치도 해제되리란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2019년 갈등 때의 일본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하면서 일본을 다시 화이트리스트에 포함했으나 일본은 아직 한국 화이트리스트 원복 절차에는 착수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8~20일 한국에서 일본 경제산업성과 제10차 국장급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열고 이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은 앞선 10일과 12~13일에도 화상으로 의견을 교환했으며 18~20일 대면 집중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민간기업 차원에서도 경제협력 논의가 활성화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가 6년 만에 부산에서 열린다. 한일관계 정상화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공동 대응, 청년 취업 등 민간 교류에 대한 미래지향 경제협력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이같은 협력 강화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한일 재무당국 간 공식 회의 재개로 공급망,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우리 경제의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양국의 산업구조 등 상황이 비슷한 가운데 한일 협력체계가 다시 갖춰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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