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톨까지 쥐어 짜라…폐배터리가 리튬 ‘노다지’ [코리아 인사이트]
“2040년 리튬 추출량 30% 폐배터리서 확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은 한약을 달이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러 번 쥐어짜면 짤수록 계속 좋은 원료들이 나오고, 좋은 원료가 거의 안 나올 때까지 쥐어짜는 원리입니다. 공정기술 회수율을 높여서 2차전지 안에 있는 리튬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전기차 산업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다 쓴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산업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박재범 수석연구원님을 모시고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의 전망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아래는 일문일답 전문입니다.
A. 리튬의 수급 상황이 그래도 아직은 빡빡한 상황이기 때문에 리튬을 빨리빨리 생산해서 공급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요. 염호나 광석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데는 시간이 좀 많이 걸립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빨리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방식이 폐배터리에서 리사이클링을 추출하는 겁니다. 1세대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됐던 전기차가 8년~10년 정도가 지나면 폐차가 되고 폐전기차에서 나오는 배터리들을 수거해서 리사이클링을 할 수가 있는데, 나오는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해서 변곡점으로 예상되는 시점이 2025년입니다. 지금도 해마다 25% 정도의 성장을 하고 있는데, 그때가 되면 더 가파르게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Q. 전반적으로 2차전지 재활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기술적인 과정을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전기차가 폐차될 때 전기차에서 배터리팩을 수거합니다. 수거해서 해체 작업을 거쳐서 배터리 셀 단위로 다시 해체하고 거기서 원료를 추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게 원료를 리사이클링하는 방식입니다. 또 한 가지는 공정스크랩 양극재를 제조할 때나 2차전지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스크랩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그 공정 스크랩에서 나오는 부분들을 추출하는 리사이클링 방식이 있습니다.
Q. 전체 리튬 생산 방식 중, 리사이클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A. 앞에서 리튬을 공정스크랩에서 확보하는 방식과 폐배터리에서 확보하는 방식으로 나눠서 설명드렸는데요, 지금은 폐배터리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정스크랩에서 나오는 리사이클링 물량이 대부분입니다. 라사이클링을 통해서 확보한 원료가 시장에 공급되는 퍼센티지가 지금은 한 3% 정도밖에 안 되고요. 앞으로 폐배터리가 많이 나오면 비중이 계속 올라갈 텐데, 공정 스크랩보다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리사이클링 물량이 많아지는 시점을 2029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각기 다른 리튬 생산 방식들이 가지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A. 리튬 생산하는 방식은 크게 염호에서 추출하는 염수리튬, 그리고 광석에서 생산하는 광석리튬 이 두 가지가 공급량 측면에서 가장 큽니다. 그리고 리사이클링도 새로운 공급처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는데요, 아무래도 전체적인 원가 측면에서는 염수리튬이 가장 저렴합니다. 다만 염수리튬은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염호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좀 쉽지 않다는 부분이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석 리튬은 초기 투자비용은 광석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을 확보한다거나 그런 투자비용만 없다면 정광, 스포듀민(Spodumene)을 가져와서 정광을 가지고 리튬을 생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은 상대적으로 많이 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중간에 에너지 비용 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운용비용이 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단점입니다.
리사이클링은 염수리튬이나 광석리튬에 비해서 원가가 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좀 빨리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리사이클링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적이라는 겁니다. 다른 리튬 생산 방식에 비해 CO2배출량을 74%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Q. 리사이클링을 통한 리튬 추출 방식은 결국은 폐배터리 물량이 얼마나 확보되냐가 관건일 것 같은데요, 향후 리사이클링을 통해서 추출할 수 있는 리튬양은 얼마나 될까요?
A. 2030년을 기준으로 필요한 리튬 물량의 9% 정도를 리사이클링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고 전망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지금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차가 판매된 시점부터 8~10년 정도 지난 뒤 (폐배터리)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2020년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전기차 판매량이 2030년 초반부터는 폐배터리 물량 증가로 이어질 겁니다. 그렇게 되면 리사이클링을 통한 리튬 추출 비중이 높아질 것이고 2040년이 되면 필요한 원료 양의 30%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Q. 폐배터리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A. 국내의 경우를 말씀드리면 2020년 12월을 기준으로 이전에 구매한 전기차는 보조금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했기 때문에 소유권이 지방자치단체에 있습니다. 그 뒤에 법이 바뀌어서 21년 1월에 구매한 전기차부터 전기차 소유주에게 폐배터리도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을 줬습니다.
해외의 경우는 국가마다 기준이 좀 다릅니다.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말씀드리면 중국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국가가 통제를 좀 합니다. 그리고 폐배터리 수거 및 소유의 권한은 정부가 지정한 업체가 가집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재자원화협력기구(JARP)’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폐전기차와 폐배터리의 소유권을 가져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A.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해서 뽑아낼 수 있는 원료의 종류가 다양합니다. 얼마나 많은 원료를 리사이클링을 통해서 추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이유입니다. 또 하나는, ‘수율’이라고 하는데, 그 업체들이 얼마까지 (원료를) 쥐어 짜낼 수 있느냐도 중요합니다. 100퍼센트에 가까울수록 당연히 좋겠죠. 그런 부분들이 쌓여서 결국은 수익성으로 연결될 텐데, 중요한 것은 이런 폐배터리 스크랩을 잘 확보할 수 있는지, 안정적으로 (폐배터리) 재고를 확보할 수 있는 네트워크나 협력 체계를 가졌는지도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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