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러시아산 원유 불확실성에 국제유가 더 오를 수도”

조지원 기자 2023. 4.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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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영향과 공급 감소 등으로 등락을 반복 중인 국제유가가 점차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의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수요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달 초 OPEC 플러스의 예상치 못한 추가 감산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이동 수요 및 여행객 증가, 러시아의 감산 지속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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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 등락 반복
中 제조업 회복하면 유가 상승 본격화
[서울경제]
이달 10일 서울시내 한 셀프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영향과 공급 감소 등으로 등락을 반복 중인 국제유가가 점차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의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수요가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더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더뎌지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 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16일 한국은행 조사국은 ‘향후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평가’를 통해 “향후 국제유가는 이러한 상방 압력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여타 요인의 전개 양상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유럽 천연가스 수급 차질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 불안을 상방 리스크로 꼽았다. 반면 미국 등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가능성과 금융 불안 재확산 등은 하방 리스크가 작용할 것으로 봤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 안팎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나 SVB 사태 이후 경기 둔화 우려로 큰 폭 하락했다. 그러나 이달 초 OPEC 플러스의 예상치 못한 추가 감산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이동 수요 및 여행객 증가, 러시아의 감산 지속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먼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국의 제재 이후 유럽연합(EU) 대신 인도와 중국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원유가 당초 우려보다 원활하게 공급됐다. 하지만 4월 들어 러시아의 해상 운송 원유 수출이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줄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수출 지속 여부가 불확실하다. 정제유도 EU를 대체할 수출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공급 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도는 자체 정유시설 규모가 커 정제유 수입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수요 측면에선 중국의 석유 수요 회복 규모가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폭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주요 기관들은 중국의 해외여행 재개로 항공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반기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제유 소비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2.4%로 미국(26.2%)이나 유로지역(20.3%)보다 높기 때문에 제조업 경기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

박나영 한은 조사국 조사역은 “미국 전략비축유와 관련한 정책적 불확실성도 유가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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