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조정여부 이번주 결정…추경호 "민생부담 진지하게 고려"
"현재 추경 검토 안 한다"…이달 중 국가계약제도 개편 발표 예정
(워싱턴·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곽민서 기자 = 정부가 여당과 협의를 거쳐 이번 주 중으로 유류세 조정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물가 상승 때 공사 자재 계약금액을 더 쉽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가계약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추경호 "유류세, 재정상황도 보지만 민생부담 진지하게 고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13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유류세 운영 방안을 이번 주 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당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국제유가가 높을 때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탄력세율을 적용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는데, 4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해 (다음 달 이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재정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 OPEC플러스(+)에서 감산을 결정해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기에 그에 따른 민생 부담도 다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 25% ·경유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 중인데, 인하 폭을 이보다 축소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는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25%로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15∼20%까지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은 작년 한 해만 5조5천억원이다. 올해는 세입 예산 대비 세수 부족이 사실상 예정돼있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폐지해 5조원 넘는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추 부총리는 '유류세 관련 정책 결정을 할 때 세수 상황을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재정 상황도 봐야 하지만 민생이라는 문제가 한쪽에 늘 있다. 국민 부담이 있으니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제유가는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위기 등을 겪으며 한때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감산 계획이 전해지면서 다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2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폭까지 축소되면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 폭 조정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추 부총리는 올해 세수 상황에 대해 "1분기에는 굉장히 녹록지 않다"며 "이게 한 해 어떻게 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수 부족이 심화하면 세입경정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세수 추계를 새롭게 내부적으로 한다고 해서 반드시 추경을 하는 건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추경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국가계약제도 선진화 방안 이달 중 발표
추 부총리는 "민간 부담을 줄여주고 경쟁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기재부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이달 중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국가계약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소방·군·경찰 등 고위험 직종 안전장비 낙찰하한율을 현재의 60%에서 80%로 올리기로 했다.
품질이 낮은 제품이 저가라는 이유만으로 낙찰되는 사례를 막아 안전장비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건축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때 해당 자재 계약금액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요건은 완화한다. 물가 상승 시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는 특정 자재의 계약금액이 공사비의 1%를 초과하면 계약금액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0.5% 초과로 바꿀 계획이다.
공공기관·준정부기관 발주 공사에서 경미한 규칙 위반을 한 기업에 대해서는 제재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아예 입찰을 제한해 기회를 박탈하기보다는 제재금을 내고 계속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발주기관이 입찰공고일에 입찰 관련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업체의 입찰 준비시간도 확보해주기로 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국무위원의 인사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매일매일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rg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YG 양현석, '고가시계 불법 반입' 부인 "국내에서 받아" | 연합뉴스
- 아파트 분리수거장서 초등학생 폭행한 고교생 3명 검거 | 연합뉴스
- [사람들] 흑백 열풍…"수백만원짜리 코스라니? 셰프들은 냉정해야" | 연합뉴스
- 노르웨이 어선 그물에 걸린 7800t 美 핵잠수함 | 연합뉴스
- 전 연인과의 성관계 촬영물 지인에게 보낸 60대 법정구속 | 연합뉴스
- '해리스 지지' 美배우 롱고리아 "미국 무서운곳 될것…떠나겠다"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성관계 합의' 앱 법적 효력 있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