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부 돌아다니며 치료하는 '마이크로 로봇 의사' 온다

오동현 기자 2023. 4.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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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공통기반기술개발사업' 성과
인체 내 자유롭게 무선 주행…진단·치료·약물전달 가능

간 종양 색전을 위한 마이크로의료로봇 개념도. (사진=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초소형의 크기(nm~cm)로 인체 내에서 자유롭게 무선 주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의료로봇'을 개발해 대한민국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KIMIRo)은 14일 한국과학기자협회와 공동으로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용화 공통기반기술개발센터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고형암, 순환기, 소화기질환별 최적 마이크로의료로봇 시작품 개발을 위해 4년간 총 219억원이 투입됐다. 20개 전문기관, 150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마이크로의료로봇은 인체 내에서 자유롭게 무선으로 주행하며 진단·치료 및 약물 전달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의료기기의 발전 방향인 무침습·최소침습의 궁극적인 해법으로 주목된다.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기존 의료로봇 대비 한국의 높은 기술경쟁력, 해외 특허장벽 구축을 통해 신산업 창출이 가능한 마이크로의료로봇은 국내 열악한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올리고 한국경제를 견인할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으로 개발된 공통기반모듈은 ▲인체내 마이크로의료로봇에 주행이나 운동을 부가하는 구동모듈 5종 ▲목표 지점까지 마이크로치료제(약물이나 면역세포·줄기세포 등 바이오소재)를 담지해 전달하는 캐리어모듈 5종 ▲일정 크기의 로봇(예 캡슐내시경)에 다양한 진단·치료기능을 부가한 진단·치료 모듈 7종▲인체 내 마이크로의료로봇 실시간 위치 추적이나 영상을 시각화하는 모듈 3종이다.

이 가운데 질환별로 최적의 모듈을 조합한 ▲고형암용 통합시스템 ▲순환기 질환용 통합시스템 ▲소화기 질환용 통합시스템 등 마이크로 의료로봇 통합시스템 3종은 의료기기 시작품으로 완성돼 조기 실용화 기반을 구축했다.

연구원은 연구수행 기간 동안 기술이전 2건, 국제특허 등록 3건, 출원 39건, 국내특허 등록 28건, 출원 64건, 공인인증 성적서 33건, 기타인증 99건, SCI 논문 104건(JCR 10% 25편) 게재의 성과를 거뒀다.

좁아진 관상동맥 복구하는 보조로봇…원격 시술 등 다양한 임상 적용 기대

이번 성과 교류회에서는 우수기업 사례로 엘엔로보틱스가 소개됐다.

엘엔로보틱스는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연구소장과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과제수행 중 개발된 햅틱 인터페이스 기술, 모바일로봇 기반 기계구조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전받아 국내 최초로 식약처 품목 승인을 받은 '관상동맥중재술 보조로봇' 에이비아(AVIAR)를 소개했다.

'에이비아'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이를 복구하기 위한 중재시술 보조로봇이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숙련된 시술자의 동작을 로봇시스템으로 표현하는 제어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을 구현해 기존의 수기 시술 방식보다 의료진이 보다 간편하고 정밀하게 시술할 수 있고, 의료진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응급환자를 위한 원격 중재시술, 감염 상황에 대응 가능한 비대면 중재시술 등 향후 다양한 임상 적용이 가능하다.

질환별 최적 마이크로의료로봇 통합시스템. (사진=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세 간동맥에 색전입자 정밀 전달…"높은 간암 치료 효과 기대"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팀은 X-ray 실시간 이미징, 자기공명영상(MRI)이 가능한 색전입자(혈관내 혈류를 차단하기 위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구형 물질)을 정밀하게 전달하기 위한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간암치료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치료법인 간동맥화학색전술의 한계인 색전입자 전달 효율성 저하, 카테터에 의한 혈관 손상 및 2차 감염의 위험, X레이나 MRI를 통한 색전입자 이미징의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 색전술의 자동화 및 표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동맥화학색전술은 색전물질을 종양 근처의 혈관 내에 주입해 혈관을 막고 종양영역으로의 혈류를 차단시켜 종양을 사멸시키는 수술법이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나 수술 전의 치료, 수술 후 재발한 경우 시행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고광준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마이크로로봇은 간동맥화학색전술에서 이용돼 오던 기존 색전입자에 여러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상용화된다면, 높은 간암 치료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술 성숙도 높여 기업에 기술이전 및 제품화 추진

이번 연구성과 중 우수 공통기반모듈 및 시술은 구체적인 상용화를 위해 기술 성숙도를 현재 5~6에서 7~8로 끌어올리기 위해 후속 개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에서 도출된 특허들은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기술 이전 및 제품화를 위한 공동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종오 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은 "이 사업은 이제까지 산발적으로 이뤄진 마이크로의료로봇 개별 기술개발 단계에서 기술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체계적인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개발계획으로 진행된 의미가 큰 연구개발사업이었다. 외국에도 선례가 없다"면서 "한국이 마이크로의료로봇을 세계적으로 주도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박 원장은 "이 사업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했고 훨씬 다양한 마이크로의료로봇 기술을 이용한 신기술 의료기기 실용화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성과 교류회에서 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과 한국과학기자협회는 연구개발사업 성과 확산 등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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