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노동' 강요에 '킹크랩 사와라' 부당 지시…직원 극단선택 몰고 간 장수농협

고용부, 특별근로감독 벌여 다수 위법 사실 확인
'직장 괴롭힘' 신고에도 사 측은 부당한 업무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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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전북 장수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3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숨진 직원에게 다수의 상급자가 면박성 발언을 하거나, '킹크랩을 사오라'고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등 다수의 작장 내 괴롭힘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숨진 직원 A씨는 괴롭힘 사실을 사 측에 신고한 이후 전례 없이 서면으로 부당한 업무명령 및 경위서 작성을 요구당하는 등의 불리한 처우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 측은 가해자와 지인관계인 공인노무사를 선임,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등 편항적인 조사를 한 뒤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에 대한 괴롭힘 외에도 장수농협은 직원들의 조기출근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4억원이 넘는 '공짜노동'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1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모두 293회 위반하는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도 확인됐다.

이에 고용부 전주지청은 이 같은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6건은 형사입건하고, 과태료 총 6700만원을 부과했다. 괴롭힘 행위자 4명에 대해서는 사측에 징계를 요구하고,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사 측 자체 진상조사 과정 중 가해자 편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단한 공인노무사에 대해서는 공인노무사법상 성실·비밀엄수 의무 등 위반을 이유로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사측이 편향적으로 조사해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 현장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농협·수협에 대한 기획감독도 엄정히 실시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상세하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