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 효과, 지칠줄 모르는 캐롯의 믿는 구석

캐롯 전성현이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안양KGC와 고양캐롯의 1차전 경기에서 스펠맨을 따돌리며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04.13.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이웅희기자] 고양 캐롯이 반격에 성공했다. 통합우승을 노리는 안양 KGC인삼공사도 연승에 실패했다. 캐롯은 슈터 전성현 복귀 효과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캐롯은 지난 1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와의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89-75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43-99로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던 캐롯은 설욕에 성공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2차전에서 이정현이 3점슛 4개 포함 32점을, 디드릭 로슨이 3점슛 2개 포함 24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현과 로슨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분위기를 달궜다. 한호빈도 17분 50초를 뛰며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더했다.

전성현은 2차전에서 PO 출전 후 가장 긴 33분 15초를 뛰었다. 3점슛 2개 포함 8점을 넣었지만, 3점슛을 9개 중 2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22.2%에 그쳤다. 돌발성 난청 악화로 이명, 통증에 고생하고 있는 전성현은 정상적인 슛감,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전성현이 코트에 투입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큰 부담이다. 전성현을 막기 위해 스위치, 도움수비 등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팀 동료들에 미치는 정신적 영향력도 크다. 캐롯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6강 PO에서도 전성현 복귀한 3차전부터 분위기를 바꾸며 업셋에 성공했다.

KGC인삼공사 역시 2차전에서 전성현을 막는데 집중했다. 그 사이 이정현에 대한 수비가 상대적으로 헐거워졌다. 그 틈을 이정현이 잘 파고 들었다. 전성현은 슛 기회를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스페이싱에 도움을 준다. 한호빈과 로슨 등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캐롯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이 컨디션이 아무리 좋지 않다고 해도 코트에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된다. 슛이 들어가지 않아도 상대도 성현이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결정적일 때 한 방만 해줘도 된다”고 말해왔다. 김 감독의 말대로 전성현은 30분 넘게 뛰며 KGC인삼공사에 큰 부담을 안겨줬다. 전성현은 다른 선수에 비해 아직 PO에서 많이 뛰지 않았다. 경기 체력을 끌어 올리고 슛감까지 회복하면, 캐롯은 지치기는 커녕 더 강해질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