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아내 죽었다고 응급실 의사 살해하려한 70대…2심도 실형

수원고법,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 선고…“양형 조건에 변화 없어”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병원 응급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아내가 사망한 것에 불만을 품고 담당 의사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2-3형사부(고법판사 이상호·왕정옥·김관용)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2022년 6월 15일 오전 경기 지역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B 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음식이 든 종이봉투 안에 흉기를 숨기고 간호사에게 "(B 씨에게) 음식을 드리고 싶다"며 안심시킨 뒤 B 씨의 자리로 안내받아 흉기를 휘둘렀다. B 씨는 어깨 등을 다쳤지만, 현재 몸 상태는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앞서 심정지 상태로 해당 병원 응급실에 이송된 아내가 B 씨로부터 심폐소생술을 받았는데도 사망한 것에 대해 불만을 품어오던 중, 같은 병원에서 장례를 치르는 동안 B 씨 등이 애도의 뜻을 보이지 않는 것에 분개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억울함만을 앞세워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피해자를 의료기관 안에서 살해하려고 했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가 없다"며 "피고인이 고령이고 별다른 범죄의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하는 등 여러 양형 조건을 참작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