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복지포인트 세금 왜 떼?”…세무당국 상대 소송 제기 ‘한화3사’
“복지포인트, 근로소득세 대상 아냐”
‘복지포인트 임금성’ 부정 판결이 화근
법원 “근로소득, 임금보다 넓은 개념”
한화3사 ‘불복’…지난달 항소장 제출
법원은 한화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지난달 법원 판단에 불복하고 법정 다툼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 회사가 영등포세무서·구미세무서·울산세무서·창원세무서를 상대로 근로소득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해 1월이다.
이들 회사는 임직원에게 매년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지급한다. 복지포인트는 이들 회사와 제휴를 맺은 복지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을 구매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세무당국은 복지포인트를 근로소득으로 보고 근로소득세를 징수하고 있다. 이들 회사도 복지포인트 몫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한 다음 신고기한 내에 납부해 왔다.
이들 회사가 돌연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2019년 8월 나온 대법원 판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당시 “금품이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됐다 해도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지 않았다면 (복지포인트를)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회사는 소득세법에서 말하는 근로소득과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사실상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닌 복지포인트를 더 이상 근로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회사는 2021년 3월 그동안 부과된 근로소득세를 바로잡아달라는 ‘경정 청구’를 냈다. 세무당국은 같은 해 5월 경청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세심판원도 5개월 뒤인 10월에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행정법원 제4부(재판장 김정중)는 “임금은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밀접하게 관련해 지급된 금품을 뜻하지만 근로소득은 근로를 전제로 밀접히 관련돼 근로조건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급여까지 포함한다”며 “소득세법의 근로소득은 근로기준법의 임금보다 넓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은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을 뿐”이라며 “소득세법 시행령은 근로의 대가로 보기 어려운 복리후생적 성격의 소득들도 모두 근로소득에 포함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득세법 시행령은 회사에서 지급하는 학자금·장학금(자녀 포함), 공로금, 위로금, 개업축하금, 가족수당, 직무수당 등을 근로소득으로 간주한다.
이 재판부는 “이들 회사의 주장과 같이 복지포인트를 근로소득으로 보지 않으면 복지포인트 제도를 도입한 회사들이 근로소득에 해당하는 임금 내지 수당보다 복지포인트 지급 비율을 높이는 방법으로 납세의무를 회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화 측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항소심을 끌어갈 예정이다.
헌재는 앞서 근로소득 범위를 정한 소득세법 조항이 “급여에 해당하는 것 모두를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근로의 제공으로 인해 받는 것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있다”고 봤다.
한화 측은 이 대목을 파고들었지만 1심 판결문에는 헌재 결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화 측을 대리한 조일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근로소득을 (근로기준법상 임금보다) 넓은 개념으로 보게 되면 위헌의 문제가 있다”며 “(1심 판단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는 이 부분을 분명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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