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논·밭두렁 태우다···전북 화재 사망자 80% ‘불 끄려다’ 참변

김창효 기자 2023. 4. 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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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감곡면 한 주택에 불이 나자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전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2월 5일 전북 정읍시 감곡면 한 주택 마당에서 A씨(80대)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밭의 잡풀을 소각 중 주택으로 옮겨붙은 불을 끄려다 연기를 들이마셔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소방본부는 올해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은 10명 중 8명이 화재 발생 초기 스스로 불을 끄려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16일 밝혔다.

사망자의 평균 연령은 78세로, 무리하게 화재 진압을 시도하거나 집 안에 있던 귀중품 등을 가지고 나오려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택화재는 가구, 집기 등 가연물이 많이 축적돼 있어 화재가 최고조에 이르는 최성기까지 5분 내외로 짧다. 이로 인해 초기에 탈출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화를 입을 수 있다.

들불도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다 불이 번지자 당황해 자체 진화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본부는 화재 초기에는 주변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고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초기진화를 시도할 수 있으나, 이미 불이 번진 경우에는 현장을 신속하게 탈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야 화재는 화재 발생 즉시 위험지역에서 벗어나 119에 신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최근 화재 현장에서 자체 진화의 위험성이 고조됨에 따라 불이 나면 ‘대피가 우선’이라는 도민 안전 행동 요령을 홍보하고, 119상황실에 최초 접수 시 신고자에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것을 강조했다. 또 이에 대한 홍보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을 통한 캠페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낙동 전북소방본부장은 “전북은 고령층이 많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 우려가 크다”라며 “평소 자택의 화재 위험 요소를 꼼꼼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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