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의자 건네줄 때 희망 전하고 싶었다”(외신 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일본, 한국에 이어 미국 공략에 나섰다.
그는 15일(현지시간)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부터 영화를 구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진은 국가와 사회로서 일본을 완전히 재편했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일부를 다시 썼고, 직접적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고 우리가 알고 있던 삶이 그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뿌리째 뽑히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제작 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간으로서 재난이 닥친 세상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언제 어디서든 난민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희망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프닝 장면에서 주인공 스즈메가 엄마를 찾는 장면과 관련, 그는 “영화의 초반부에 어린 스즈메가 에버 애프터(Ever After)로 걸어가는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일찍부터 했다”면서 “인간의 개입이 없었다면 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보았는데, 풀이 무성하게 자란 들판이 펼쳐진 모습이 바로 스즈메가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상실, 트라우마, 그리고 희망에 관한 스토리텔링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마지막에 10대 스즈메가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의자를 건네는 장면에서 ‘언젠가 너도 커서 사람들과 사랑에 빠지고, 네 자신도 사랑에 빠지게 될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순간 배경의 별이 회전하고 밤에서 낮으로 전환된다. 나는 이 장면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 싶었다. 에버 애프터는 모든 감각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상징적으로 10대 스즈메가 어린 스즈메에게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고, 그 순간에 느끼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리 세 개의 의자 설정과 관련, 그는 “쓰나미에 다리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스즈메는 결국 그 다리를 찾게 되는데, 나는 그것이 스즈메의 상실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상실을 겪더라도 궁극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내면의 싸움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에서의 모험을 계속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버라이어티는 스즈메의 여정에서 후지산과 같은 랜트마크와 파괴된 폐허를 병치시킨 이유를 궁금해했다.
마코토 감독은 “일본과 일본의 현재 모습을 표현하고 묘사하고 싶었다. 여기에는 아름다운 광경과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는 요소들이 모두 포함된다. 스즈메는 다양한 폐허를 여행하는데, 그 중 일부는 자연재해로 인한 것이고 일부는 인간의 행동과 인구 감소로 인한 것으로, 내게는 일본의 상처나 상흔에 대한 은유에 가깝다”고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
한국에서 448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일본영화 최고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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