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년 64살’ 연금개혁법 서명…노동계 반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늦추는 방안을 뼈대로 하는 연금개혁 법안에 서명해 연금제도 개편의 법제화를 마쳤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유럽 언론은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정년을 현재 62살에서 64살로 올리는 연금개혁법에 공식 서명을 하고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관보에 게재된 이 법은 오는 9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의 대선 공약이자 숙원이었던 연금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연장하는 개혁안이 발표되자, 노동조합과 야당을 중심으로 전면 파업과 강경 시위가 벌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법안이 의회에서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달에는 의회 표결 없이 정부가 입법을 할 수 있도록 한 프랑스 헌법의 특별조항(49조3항)까지 동원해 강행했다.

법안 처리의 마지막 단계였던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14일 연금 개혁 법안의 핵심 내용이 헌법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오는 2030년부터 프랑스에서 정년은 64살로 늘어나고, 연금을 100% 받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은 2027년까지 기존 42년에서 43년으로 늘어난다. 노동 기간이 늘어나는 대신 올 9월부터 최저 연금 상한선이 최저임금의 85%로 10%포인트 올라가고, 취업을 일찍했다면 조기퇴직이 가능하다. 워킹맘에게는 최대 5% 연금 보너스가 지급된다.

프랑스 노조 등은 법안 처리 절차가 마무리된 뒤에도 계속 반발하고 있다. 헌법위 결정이 나온 당일 파리시청 앞과 여러 도시에서 쓰레기에 불을 지르며 격한 시위를 했고, 노동절인 5월1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매년 수십억유로에 달하는 적자를 피하기 위해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등은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등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