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에도 세월호 진실 찾기 포기할 수 없었어요" 광주시민상주 9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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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으로 나와 내 자식들만 먼저 생각하던 저를 세월호 참사가 바꿨어요. 우리 사회가 안전해야만 우리 가족도 안전하겠다는 생각에 암투병에도 굴하지 않고 세월호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박미자 시민상주(53)는 "나와 내 가족이 먼저였던 이기적인 엄마였던 내가 9년 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촛불을 들고 있다"며 "2년 전 위암 재발로 수술을 했는데 죽음과 직면하니 오히려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주변의 만류에도 끝까지 활동했다. 내년 10주기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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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별로 매주 촛불 들고 진실 호소 "안전사회 아직 멀었다"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이기적으로 나와 내 자식들만 먼저 생각하던 저를 세월호 참사가 바꿨어요. 우리 사회가 안전해야만 우리 가족도 안전하겠다는 생각에 암투병에도 굴하지 않고 세월호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모인 광주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 어느덧 9년을 맞고 있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은 16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과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공유하고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광주기억식 행사도 이날 오후 열린다. 광산구와 남구, 북구에서도 자체적인 기억 문화제가 전날 개최됐다.
이처럼 시민상주 회원 200여명은 각 마을별로 촛불모임을 만들고 9년째 쉬지 않고 피켓을 들며 진상규명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고 있다.
2014년 참사 직후 세월호 선체 안에 갇힌 자식들을 기다리는 단원고 피해자 부모들을 도우려는 시민들로 시작된 상주모임. 그들은 대표가 없이 모두가 동일한 '상주'다.
처음 명칭은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으로, 장례식도 제때 치르지 못한 희생자와 장례도 못 치른 실종자를 위해 3년간 활동했다. 이후 '3년상'을 마친 회원들은 계속 활동을 이어가기로 하고 '3년상을 치르는'을 뗐다.
마을촛불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개 가까운 마을촛불들이 9년째 잊지 않고 골목에서 조용히 촛불을 밝히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는 광주 북구 동림동과 운암동에서 새롭게 촛불모임이 만들어져 대열에 동참했다.
지난달에는 시민상주모임이 주축이 돼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4·16세월호참사 종합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간담회도 개최하며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
발길이 뜸해진 진도 팽목항을 향한 순례길을 떠나기도 하고 진도 세월호 기억공간 보존을 위해 목소리를 내며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있다.
박미자 시민상주(53)는 "나와 내 가족이 먼저였던 이기적인 엄마였던 내가 9년 전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며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촛불을 들고 있다"며 "2년 전 위암 재발로 수술을 했는데 죽음과 직면하니 오히려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주변의 만류에도 끝까지 활동했다. 내년 10주기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활동 종료된 사참위가 세월호 관련 국정원 자료를 확보하고도 보고서에 싣지 못했음이 간담회를 통해 밝혀졌다"며 "세월호 사참위 활동이 왜 흐지부지 끝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우리 국민들이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준석 세월호 선장에게 옥중 편지를 보내 양심고백을 호소하고 있는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도 시민상주로 활동하는 이 중 한 명이다.
장 목사는 "지난 2018년부터 이준석 선장으로부터 답장이 끊겼다. 수취인 거절이나 반송되지 않는 것으로 봐 이 선장이 편지를 읽긴 하나 답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면회를 한번 가서 근황을 살피려 한다. 관련자들의 양심고백을 이끌어내도록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 부재로 인해 은폐된 사건이다. 이태원 참사를 지켜본 국민들은 다시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이 국민에 미칠 영향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며 "국가가 희생자들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내년 세월호 10주년 우리 사회는 다시 세월호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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