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해외 극장가 접수한 비결
임영웅의 해외 인기, 방탄소년단·블랙핑크 등 영향도
가수 임영웅의 영화가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등의 관객들이 임영웅의 노래에 맞춰 어깨를 들썩일 전망이다.
글로벌 개봉 소식을 전한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지난달 1일부터 국내에서 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임영웅의 전국 투어 앙코르 공연 '아임 히어로(IM HERO)'를 담은 공연 실황 영화다. 콘서트 현장에서 전하지 못했던 임영웅의 진심 어린 속마음과 인터뷰, 무대 비하인드 스토리를 포함했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아왔다. 트로트 팬들의 관심 속에서 누적 관객 수 24만을 돌파했으며 사전 예매 오픈 첫날부터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한국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해외 극장가를 뜨겁게 데울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는 13일 개봉했다. 미국은 오는 14일, 홍콩은 오는 15일에 관객들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작품 측은 "특히 미국의 경우 사전 예매 오픈과 함께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총 10개관에서 상영 예정이며 다른 5개국과 달리 오는 6월 중 개봉하는 일본은 10개관 이상에서 상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에서의 트로트 붐도 역사가 길지 않다. 2019년 방영된 '미스트롯'이 큰 인기를 끌고 2020년의 '미스터트롯'이 그 뒤를 이으면서 트로트는 인기 장르로 자리 잡게 됐다. 중노년층을 중심으로 트로트 가수의 팬덤이 큰 규모로 형성됐고 송가인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 등의 스타들은 순식간에 스타덤에 올랐다. 젊은이들 중에서도 트로트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세븐틴 트와이스 등의 한국 아이돌 그룹들은 일찍이 글로벌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트로트는 걸그룹, 보이그룹의 음악들과 사뭇 결이 다르고 영어 가사도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미스터트롯' 출신 임영웅은 해외 극장가의 러브콜을 받았다. 트로트 명곡으로 사랑받은 그의 음악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에서의 열기를 느낀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 측 관계자는 임영웅이 트로트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소화해왔다는 점이 비결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본지에 "임영웅의 최근 앨범을 보면 트로트에 국한돼 있다고 볼 수 없는 장르가 많다. 중장년이 메인이긴 하지만 팬층 연령대가 다양하고 수요가 많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여러 스타일의 노래는 임영웅에 관심을 갖는데 진입 장벽을 낮췄고 많은 이들이 그에게 빠져들게 만들었다. 해외에 거주 중인 한국인들 중에도 그의 팬들이 많은 상황이다.
물론 외국인 팬도 존재한다. 작품 측 관계자는 "K팝 팬들이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때문에 우리나라 음악 차트를 많이 본다. 거기에서 임영웅씨 노래가 톱 순위에 올라와 있다 보니 '임영웅이 대체 누구일까?'라는 생각에 관심을 갖고 음악, 뮤직비디오를 찾아본 뒤 팬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사랑하는 해외 K팝 팬들은 우연히 임영웅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는 가수로서의 역량을 드러내며 그 기회를 잡았다.
임영웅은 지난 2월 미국에서의 콘서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에서도 임영웅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한국 트로트를 따라 부르는 세계인의 모습도 영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다. 트로트가 현재 한국에서 누리고 있는 인기 또한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이 트로트의 매력을 알리는데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임영웅의 노래와 진심은 해외 극장가까지 후끈하게 달굴 전망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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