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 감동 드라마' 이정현도 대단하지만, 김진유가 더 멋있다 [김 용의 KBL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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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도 대단하지만, 더 멋있는 건 김진유.
이번 캐롯의 플레이오프는 이정현이 잘하면 캐롯이 이기고, 힘들어하면 지는 패턴이다.
오세근, 이정현, 변준형 등 화려한 선수들만 있었다면 김 감독과 KGC의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캐롯에서는 그 역할을 김진유가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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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정현도 대단하지만, 더 멋있는 건 김진유.
고양 캐롯이 놀라운 플레이오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농구판 '미운 오리'에서 '감동 제조기'로 변신 중이다.
캐롯은 15일 열린 안양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9대75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 전적 1-1로 균형을 맞췄다.
6강 통과도 쉽지 않다고 봤다. 5차전 혈투 끝에 울산 현대모비스를 잡고 올라왔다. KGC와의 1차전 43대99로 대패하며 굴욕을 맛봤다. '이럴 거면 왜 올라왔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2차전 예상치 못한 승리로 오히려 1차전 대패는 '반전 드라마의 서막'이 됐다. 2차전을 위해 부끄럽지만 1차전을 버린 김승기 감독의 '매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중심에는 2년차 가드 이정현이 있다. 6강 플레이오프와 판박이다. 1차전 완패로 "캐롯은 어렵다" 소리를 들을 때 2차전 이정현이 불쑥 튀어나왔다. 6강 2차전 34점을 몰아쳤다. KGC와의 경기에서도 32득점에 중요할 때 5개의 스틸까지 더하며 영웅이 됐다. 이번 캐롯의 플레이오프는 이정현이 잘하면 캐롯이 이기고, 힘들어하면 지는 패턴이다. 힘들 법 하지만 아직 어리다. 힘이 넘칠 때다. 생각지 못한 이정현의 '미친 활약'에 그를 제어하지 못하면 상대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정현이 캐롯 반전의 주인공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신스틸러' 조연들이 없었다면 이정현의 활약도 묻혔을 것이다. 이정현이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준 선배들의 활약도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파이터 가드' 김진유다. 김진유는 김 감독을 만나 새로운 농구 인생을 살고 있다. 2016~2017 시즌 데뷔 후 평균 10분 넘게 뛴 건 2년차 딱 한 시즌 뿐인 철저한 백업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41경기 무려 17분52초를 뛰었다. 평균 득점은 2.4점 뿐이지만 키 1m90이 안되는 가드의 리바운드가 무려 4개다.
김진유의 활약은 지표로 설명할 수 없다. 앞선에서의 강력한 압박, 상대 센터들을 무력화 시키는 런닝 리바운드 등 게임 분위기를 바꾸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팀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 웬만큼 아파서는 코트에서 벌떡 일어나 파이팅을 외친다. KGC와의 2차전에서도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경기 분위기를 캐롯쪽으로 가져왔다.
김 감독은 KGC 감독 시절 문성곤이라는 스타를 만들어냈다.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프로 적응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문성곤에게 수비와 리바운드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문성곤은 양희종의 대를 이어받는 리그 최고 수비형 포워드로 성장했다. 오세근, 이정현, 변준형 등 화려한 선수들만 있었다면 김 감독과 KGC의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문성곤이 궂은 일을 도맡아줬기에 팀 밸런스가 맞아들었다. 캐롯에서는 그 역할을 김진유가 하고 있는 것이다. 우승권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유형의 선수가 팀에 꼭 필요하다.
김진유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의 헌신도 박수를 받아야 한다. 팀 사정으로 월급도 밀리고 있다. 외국인 선수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 팀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 김강선과 한호빈, 골밑 열세가 예상된 가운데 순간순간 깜짝 활약을 펼쳐주는 박진철의 등장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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