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정자·자궁' 얘기..'살림남2', 배려없는 난임 우려먹기 [최혜진의 혜안]

최혜진 기자 2023. 4. 1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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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바라본 방송, 연예계 이슈.

난임이란 예민한 문제가 맞물려 있는데 그저 '정자', '자궁'이란 단어를 앞세워 예능 소재로 삼는다.

'살림남2'은 난임 부부들에게 또 한 번의 책임을 물었다.

이들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살림남2'이 적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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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최혜진 기자] [편집자주] [편집자주] 최혜진 기자의 눈(眼)으로 바라본 방송, 연예계 이슈.

/사진=KBS 2TV
[최혜진 스타뉴스 기자] 또 시험관 얘기다. 난임이란 예민한 문제가 맞물려 있는데 그저 '정자', '자궁'이란 단어를 앞세워 예능 소재로 삼는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2세를 계획하는 가수 현진영과 그의 아내 오서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두 사람은 2013년 결혼했으나 난임을 겪어 왔다고 밝혔다. 이에 10여차례 이상 시험관 시술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시험관에 도전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정자 검사를 한 현진영은 "정상 모양의 정자는 1%다. 정자 모양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게 흡연"이라는 조언을 받았다.

'살림남2'에서 다뤄진 성 건강 얘기는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3일에는 재혼한 윤남기, 이다은 부부가 각각 '정자왕', '예쁜 자궁'이란 결과를 듣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2021년에는 양준혁, 박현선이 산부인과를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양준혁은 정액 검사, 박현선은 난소 기능 검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준혁이 정자 1억마리를 보유한 '정자왕'이 됐고, 박현선의 난소 나이가 만 20세라는 결과도 공개됐다.

2018년에는 난임 부부가 등장했다. 바로 미나와 류필립, 윤주만과 김예린 부부다. 이들 모두 통과의례처럼 정액, 난소 검사를 받았다. 류필립은 평균보다 11배 이상 많은 정자수를 가져 '정자왕'이 됐고, 윤주만 역시 정상 기준보다 2배 많은 정자수로 '정자왕'에 등극했다.

/사진=KBS 2TV
'살림남2'은 주로 부부들의 살림기와 이들의 일상을 보여 준다. 이에 2세 계획 등의 소재는 빠질 수 없다.

그러나 이를 다루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을 향한 배려가 없다. 특히 난임 부부들의 지나친 성 정보를 공개한다. 보통 난임을 겪는 경우라면, 아이가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살림남2'에서도 여러 번의 유산, 임신 시도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출연자들이 많았다.

'살림남2'은 난임 부부들에게 또 한 번의 책임을 물었다. 현진영의 경우 정상 정자의 수가 적었다. 윤주만의 아내는 난소 나이 46~47세란 결과를 들었고, 미나 역시 난소 기능이 42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들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살림남2'이 적시한 셈이다.

지나친 사생활 정보도 독이 됐다. 일부 시청자들은 정액, 정자, 자궁, 난소 등 개인적인 건강 상태가 다수에게 공개된 것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알지 않아도 될 TMI(Too Much Information, 너무 과한 정보)라는 지적이다.

물론 이러한 에피소드들이 같은 고민을 하는 부부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정자왕', '예쁜 자궁' 등의 자극적인 단어들을 내세우고, 이를 예능 소재로 삼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자칫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고, 보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안겨 줄 수 있는 성 건강 문제를 다루는 것에 더욱 세심한 배려와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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