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80cm에 어깨깡패 이상형 만났는데…딱 하나가 아쉬워요 [생색(生色)]
그와 관계하기로 결심한 날이었습니다. 참 많은 준비를 해갔지요. 아침부터 꽃단장을 하느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의 육체에서 뿜어나오는 매력은 어느정도일까를 상상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지요.
희망이 있는 곳에, 좌절이 있다고 했던가요. 신도 무심하시지. 완벽한 외모의 그 남자. 중요한 그곳의 크기가 너무 작았습니다. 5cm도 안되어 보였지요. 물론 가장 화가 났을 때 말입니다. 시쳇말로 간에 기별도 안온다고 해야 할까요. 그 남자의 이름 공개합니다. ‘고릴라’입니다.
진화적인 요인이 있습니다. 고릴라들은 ‘일부다처제’로 살아갑니다. 싸움을 가장 잘하는 수컷 한마리가 암컷 여러마리를 거느리고 살지요. 이 모든 암컷을 차지한 수컷을 ‘실버백’이라고 부릅니다. 10살 이상의 성체가 되면 고릴라 등에는 은백색 털이 자라는데 이 털은 강한 힘의 상징이라서 고릴라 무리의 리더를 실버백이라고 칭하지요.
수컷 고릴라가 짝짓기를 잘하려면 싸움을 잘해서 우두머리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외모나 성기 크기는 짝짓기의 주요 요인이 아닌 셈이지요. 성기가 매우 작더라도 싸움을 잘해 한 무리의 ‘실버백’이 되면 모든 암컷과 수시로 잠자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고릴라의 몸집이 엄청 큰 반면, 성기나 고환이 무척 작은 건 진화적인 이유지요.
침팬치 수컷은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암컷이 자유롭게 섹스를 하는 탓에 자신의 유전자가 전달될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침팬치는 고환이 큰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고릴라의 고환이 호두 크기인 반면, 침팬치는 달걀만한 것을 지니고 있지요.(성기도 고릴라의 두배인 8cm고요.)
<세줄요약>
ㅇ고릴라는 가장 발기했을 때 크기가 4cm다.
ㅇ가장 싸움을 잘하는 수컷이 암컷을 독식하는 구조라 진화적으로 몸은 커지고 성기는 작아졌다.
ㅇ고릴라 앞에선 당당히 어깨를 펴자. 동물원에서도 쫄지말자. 인간이 세 배는 크다.
<참고문헌>
ㅇ리처드 프롬, 아름다움의 진화-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동아시아, 2019년
ㅇ다그마 반 데어 노이트, 인간의 섹스는 왜 펭귄을 가장 닮았을까, 정한책방,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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