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 "'킬링 로맨스' 잘되면 '전국노래자랑'에 나가 레이니즘 부를 것" [인터뷰M]
미스코리아 출신의 예쁜 배우라는 선입견을 이토록 과감하게 깨고 매 작품마다 액션이면 액션, 노래면 노래, 정극과 코미디, 영화와 드라마까지 자유롭고 완벽하게 넘나들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써 나가는 이하늬를 만났다.
영화 '킬링 로맨스'에서 대한민국을 '여래바래'로 만들던 톱스타 '황여래'를 연기한 이하늬는 작품 속에서 희대의 발연기로 조롱 받다가 비밀스러운 휴가에서 우연히 만난 '조나단'(이선균 분)과 사랑에 빠져 결혼헀지만 모든 걸 통제받고 연예계 복귀도 꿈꿀수 없게되자 행복을 되찾기 위해 '조나단'을 제거하려는 모습을 그린다.
언론시사 때 영화를 보다 눈물을 흘렸다는 이하늬는 "제가 우니까 감독님과 이선균이 '그렇게 창피하냐'라며 별생각을 다 했다더라. 그런데 제가 영화를 여러 번 봤는데 그때는 '범우'의 캐릭터에 마음이 쓰이게 되어서 울었다."라며 배우 공명 때문이 아니라 공명이 연기한 캐릭터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며 이유를 밝혔다.
그는 "모두가 안된다고 할 때보다 정작 스스로가 안된다고 믿어버릴 때가 정말 최악인 거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 '범우'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저도 어찌 보면 새로운 챕터를 맞이하게 되면서 스스로 덜 해야 하나? 몸을 사려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사람을 위축되게 하고 움츠러들게 하고 진화하는데 걸림돌이 되게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음을 어필했다.
이렇게 엄살을 부리긴 했지만 이하늬는 누가 뭐래도 역대급으로 핫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코미디, 액션을 섭렵하며 기존의 자신의 모습에서 몇 단계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랬기에 이선균과는 13년 만의 재회, 공명과는 '극한 직업' 이후 또 빠르게 호흡을 맞추게 된 것. 그는 "배우들과 두 번째 만나면 작품 초반에 써야 하는 에너지 소모가 필요 없다. 한두 달 맞춰야 하는 호흡이 처음부터 맞아진다. 너무 익숙하고 뭘 해도 괜찮고 받아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라며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어서 연기하기 훨씬 편하고 좋았다고 했다.
그러며 "이선균과 첫 작품은 드라마 '파스타'때였다. 그때 제가 너무 창피할 정도로 연기를 못하고 현장에 대해 전혀 모를 때라 조명이나 앵글을 몰라 엄청 야단도 많이 맞았다. 너무 열정만 넘쳐서 다들 저를 안 좋아했다. 그래서 다음에 이선균을 만나면 더 성숙한 느낌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자신의 사회 초년생 시절을 회상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옛날이야기지만 그렇게 열정과 욕심이 많았던 이하늬는 현장에서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마다 "엄마 같은 사람" "현장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 "전체를 아우르는 통 큰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럭키하게 제가 좋은 분을 많이 만났다. 저한테도 진짜 복이다. 촬영할 때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같이 있는데 제 인생이 너무 좋아지고 그분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행복하면 제 인생이 행복해지는 거라 노력한다."라며 오히려 자신이 운이 좋아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에 그런 이야기를 듣는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킬링 로맨스'에 댄서 모니카, 달파란 음악감독, 가수 비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하늬는 "춤 레슨을 정말 잘 받아 3인조 그룹을 결성해도 될 정도다. 이선균도 뮤지컬을 해서 춤사위가 있고, 공명도 실제로 아이돌 그룹을 해서 셋이 너무 재미있게 연습했다. 모니카는 이 동작이 왜 필요하며 어째서 이 동작 뒤에 다음 동작이 이어지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스타일이라 배우 입장에서 배우기에 너무 편했다. 노래의 경우 연습도 많이 했지만 녹음할 때 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제발'이라는 곡을 부를 때는 현장에서만큼 몰입도나 감정이 올라가지 않아 아쉬웠는데 음악감독님이 현장에서의 발자국 소리를 하나하나 빼서 영화에 현장 노래로 담을 수 있었다."라며 최고의 전문가들이 도와줘 고퀄리티의 노래와 춤을 보여줄 수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영화 속 킬링 포인트인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 이즘'의 경우 "감독님이 이 곡을 정하셨는데 그때부터 제가 비에게 '오빠 이거 한 대. 이거 할 거야'라고 이야기했었다. 영화에 곡을 쓰게 해 준 것만도 너무 감사한데 흔쾌히 녹음도 새롭게 해줬다. 보통 때도 사람을 챙기고 의리 있는 건 우주 최강이라 많이 배우는데 끝까지 디테일한 걸 챙기는 걸 보면서 저래서 우주 대스타가 되는구나 싶었다. 비는 저세상 사람 같다."라며 비가 녹음을 해준 사연을 밝혔다.
그러며 "왜 이 노래로 비가 월드 스타가 되었는지 알겠더라. 너무너무 중독적이고 촬영하는 내내 음악을 틀지 않는데도 귀에 들려오는 거 같았다."라며 '여래 이즘'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고백했다.
이하늬는 '여래 이즘'의 뮤직비디오를 기획해 찍기도 했다. 그는 "'킬링 로맨스'가 가지는 감성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영화 속 캐릭터가 한번 영화로만 보기엔 너무 아까웠다. 특히 이선균은 '조너선'이라는 부케로 활동하면 좋겠더라. 이선균이 제안한 공약이긴 한데 저희 영화가 200만 이나 300만 관객을 달성하게 되면 '전국노래자랑'에 조너선 분장을 하고 나가 '여래 이즘'을 부를 계획"이라며 흥행을 기원하게 했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하늬는 "할 때마다 새롭게 하고 싶다. 빨간색이라도 종류가 엄청 많은 것처럼 코미디여도 그 나름의 스펙트럼을 갖고 싶다. 목소리 호흡 태도 발성 비주얼 등 그 안에서 계속 변주를 하고 싶다. 빨강에서 파랑으로 갈 때도 기꺼이 하고 싶다. 완전히 다른 컬러를 넘나드는 재미가 있다."라며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게 했다.
영화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로 14일 개봉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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