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경남농업] ⑧ 달콤하게 한입에 쏙…국내 40% 생산 '김해 산딸기'
고소득 작물로 인기…수확량 늘면서 서울까지 판로 확대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김해=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지난 10일 찾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 여차리 권혁기(57·상동농협 산딸기작목회장)씨의 비닐하우스가 분주해졌다.
권 회장은 상동면에서 30년째 산딸기를 재배하는 농민이다.
권 회장과 부인이 어른 키 정도 산딸기나무에서 빨갛게 잘 익은 산딸기만 골라 따는 손길이 빨라졌다.
바로 옆 비닐하우스도 중년 여성들이 산딸기 수확이 한창이다.
농가마다 이맘때 하루에 산딸기 100㎏ 안팎을 수확한다.
산딸기는 분류상 장미과 식물의 열매다.
사과, 복숭아, 포도처럼 대중적 과일은 아니다.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작아 출하량이 많지 않지만, 김해 농민들 사이에선 고소득 작물로 통한다.
특유의 식감, 달콤한 맛, 새빨가면서 한입에 쏙 들어갈 크기 때문에 제철 산딸기를 찾는 사람이 많다.
김해시의 봄은 산딸기의 계절이다.
우리나라 산딸기 최대 산지가 김해시다.
2021년 기준 전국 산딸기 유통량(농협) 1천324t 중 김해산 산딸기가 536t이나 됐다.
단일 종목 과일을 한 지자체가 절반 가까이 점하는 사례는 별로 없다.
김해시 중에서도 상동면, 대동면에서 산딸기가 주로 난다.
두 지역 농민들은 3∼5월까지 비닐하우스에서, 6월 한 달 동안은 노지에서 산딸기를 수확한다.
산딸기는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그렇다면 상동면이 왜 산딸기 주산지가 됐을까.
권 회장은 상동면, 대동면 농민들이 재배하는 산딸기는 산, 들에 자생하는 산딸기나무와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에서 농장을 하는 분이 있었는데, 거기서 재배한 산딸기나무가 변이종이었는지, 열매가 컸다"며 "주민들이 그 나무 묘목을 얻어와 재배한 것이 상동면 산딸기의 시작이라도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상동농협은 홈페이지에 산딸기를 지역 특산물로 소개하면서 30여년 전부터 농민들이 산딸기 집단재배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권 회장은 "처음엔 수확량이 적어 부산, 경남 중심으로 판매했다"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서울로까지 판로를 넓혔다"고 말했다.
상동면, 대동면 일대가 낙동강과 가까워 물을 대기 쉽고 토지가 비옥한 점이 산딸기 농사에 도움이 됐다.
박용근 상동농협 조합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산딸기가 나는 곳이 상동면이다"며 "재배 기술도 가장 앞서 있고 품질도 가장 좋다"고 자랑했다.
농민들은 오전에 수확한 딸기를 곧바로 선별하고 1㎏씩 포장(250g×4개)해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올려보낸다.
이어 새벽 경매를 통해 수확한 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서울, 수도권 소비자들과 만난다.
권 회장은 "산딸기는 저장성이 별로 없어 빨리 유통해야 한다"며 "요즘 서울로 올라가는 물량이 많아 지역에 내다 팔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농사짓는 사람 나름이지만, 산딸기가 고소득 작물로 여겨지면서 다른 농사를 하다 산딸기로 전환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산딸기는 농민들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
산딸기는 크기가 작아 기계로 수확이 힘들다.
사람이 하나하나 잘 익은 산딸기를 골라 따야 한다.
산딸기 재배농들은 수확 철에 지역민들을 별도로 고용해 어려운 지역 고용 사정에 숨통을 틔워 준다.
김해시는 산딸기를 특산작물로 지정해 각종 지원을 한다.
신연철 김해시 농업기술센터 과수특작팀장은 "김해시에서 단감 다음으로 중요한 과일이 산딸기"라며 "양액재배(영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공급하는 재배법) 등 신기술 보급, 비가림 시설과 가온 시설 등을 보급해 산딸기 출하 시기를 다양화하고 품질을 더 높이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내년에 산딸기를 테마로 지역 축제를 여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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