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산더미 그대로… 인천 ‘흉물 빈집’ 방치
공공이용시설 활용도 41곳뿐
“집에 사람도 없고, 쓰레기도 몇 년 동안 방치되어 있는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네요.”
15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한 주택. 두꺼운 출입문 손잡이는 녹이 가득 슬어있고, 자물쇠가 굳게 걸려있다. 벽면이 무너져 집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담장 너머 안을 보니 집 대부분이 무너져 형태를 알아보기조차 힘들 정도로 훼손했다. 집 앞 마당 등에는 나무 기둥과 지붕을 덮고 있던 천, 고장난 의자, 뜯어진 창문 등 각종 폐기물이 산처럼 쌓여있다.
옆 빌라에 살고 있는 이명재씨(57)는 “4년 전에 이사왔을 때부터 이 곳엔 쓰레기가 가득했다”며 “보기도 흉하고 냄새나니 빨리 누가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도 마찬가지.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많은 주민들이 이사를 가 건물이 텅 비어있다. 현재는 빌라 건물 전체가 사실상 폐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 벽에 핀 곰팡이로 인해 악취가 코를 찌른다. 벽지는 다 뜯어졌으며 전선도 끊겨있고, 계단 곳곳에는 신문, 전단지 등이 버려져있다.
인천지역 곳곳 ‘흉물 빈집’이 방치해있지만 지자체들의 빈집정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시와 10개 군·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인천지역 원도심에 늘어나는 빈집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해 ‘빈집정비 가이드라인 및 지원계획’을 마련했다. 빈집 등이 늘어나면서 주변 안전사고 및 범죄 장소 제공, 주거환경 악화 등의 우려가 큰 탓이다.
이에 따라 시와 군·구는 총 3천665곳의 빈집을 철거·개량해 소공원, 주민공동이용시설, 쉼터 등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지자체들의 빈집 정비 사업이 3년째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들이 소유자들과 연락 등이 잘 이뤄지지 않아 빈집 정비를 위한 동의를 받지 못한다는게 이유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의 지난 3년간 빈집 정비 추진 실적은 3천665곳의 빈집 중 고작 692곳(18.8%)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정비한 692곳의 빈집 중에서 현재 주차장, 소공원, 쉼터 등 공공이용시설로 바꿔 활용하는 곳은 41곳(5.9%)에 그치는 등 빈집 정비를 위한 취지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빈집을 매입해 사업 등을 추진하기보다는, 소유주로부터 3~5년만 공공이용시설로 쓰는 제약을 건 탓이다.
전찬기 인천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행정복지센터, 주민 등의 협조와 빈집 유형별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며 “시·군·구에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한 후 과감하게 빈집 정비를 추진해야한다”고 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공공활용으로 투입한 예산에 비해 실효성이 낮다보니,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빈집 정비 사업을 확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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