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내 반려견, 화장은 어디서”…동물화장장 두고 갈등

수요 늘지만 전국 곳곳서 주민과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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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동물화장장 수요가 늘고 있지만 새로 화장장을 짓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전국 곳곳에서 업체와 주민들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경북 군위군 부계면 창평리 주민 300여명은 정부에 ‘동물화장장 허가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위군으로부터 창평리에 655㎡(200평) 규모의 동물화장장을 짓는 건축허가를 받은 한 업체를 상대로 했다.

이 마을 김동수 이장은 “주민들은 분진과 악취, 지역 낙후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 상태로 공사가 시작되면 탄원서 제출과 함께 공사장에서 집회도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건축허가를 불허한 군위군과 소송전 끝에 승소한 이 업체는 착공 전까지 주민들과 협의할 의사를 밝혔다.

대구시 달성군이 현풍읍 자모리에 조성하려던 ‘동물화장장과 납골시설’ 건립도 주민 반대로 불투명해졌다.

군은 이 일대에 동물화장장이 포함된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지난 13일 현풍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사업설명회는 주민들이 항의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올해 1월 광주광역시에서는 지역 첫 동물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민간 업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충돌한 바 있다. 이 민간 업체는 광산구 양동에 사무실 용도로 허가 받은 건물을 동물화장장으로 용도 변경을 신청했지만 구청이 불허하자 소송에 돌입했다.

지난해 7월 경기 용인시 이동읍에선 민간 업체가 공장 용도인 건물을 동물화장장으로 활용하려다가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을 받았다. 주민 30여명은 용인시청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도 동물화장장 건립을 둘러싸고 민간 사업자와 지자체가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2월 대법원은 인근 공단 근로자와 주민들의 환경권, 인근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우려 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2021년 경기 파주시는 광탄면 기산에서 주민 눈을 피해 수년간 불법 운영된 동물화장장을 폐쇄조치하기도 했다.

이런 갈등 양상과 관련해 동물 단체들은 반려 인구가 1000만명이 넘는 시대에 접어든 만큼 동물화장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동물화장장 수요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나 지자체는 공공 화장장에 동물화장 시설을 설치하는 방법 등 주민 반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