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대 부적응→악플 고통 호소→결승타 반등…한화 새 외인 “아픔 잊고 전진하겠다”
[OSEN=수원, 이후광 기자]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일부 극성팬의 악플을 받았던 한화 새 외국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결승타 포함 첫 3출루 경기를 치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오그레디는 지난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2차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활약을 펼치며 팀의 7-2 완승이자 시즌 첫 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전 타율이 1할6푼3리에 그쳐있었던 오그레디. 이날은 첫 타석부터 외국인타자에 걸맞은 타격을 선보였다. 0-0이던 1회 2사 1, 2루 찬스서 등장해 KT 선발 배제성 상대 2타점 선제 2루타를 날렸다. 2B-2S에서 5구째 슬라이더를 커트한 뒤 다시 6구째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시즌 2호 2루타로 연결했다.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2회 삼진으로 물러난 오그레디는 4-1로 앞선 5회 선두로 등장해 배제성과 8구 승부 끝 볼넷을 기록하며 4일 대구 삼성전 이후 8경기 만에 멀티출루를 해냈다. 이후 7회 중견수 뜬공에 이어 9회 다시 볼넷을 골라 데뷔 첫 3출루 경기를 치렀다.
오그레디는 경기 후 “기분과 느낌은 항상 좋다. 그런데 야구라는 게 잘 안 풀릴 때도 있고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다보면 기복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항상 컨디션은 최상으로 유지하려고 한다”라며 “오늘(15일)은 경기 들어가기 전에 투수와의 승부를 디테일하게 가져가려고 했다. 특정 구종을 노리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다 보니 좋은 스윙이 몇 번 나왔고 볼넷도 2개나 골라냈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 것 같아 굉장히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일본야구를 두루 경험한 오그레디는 작년 12월 총액 90만 달러에 한화맨이 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개막 후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6푼3리 5타점 장타율 .186 출루율 .178의 슬럼프에 빠지며 사령탑의 근심을 가중시켰다. 시범경기에서는 12경기 타율 1할1푼4리의 부진 속에서도 홈런 3방을 때려냈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장타가 자취를 감췄다. 오그레디는 당초 파워히터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계속된 부진에 일부 극성 팬들이 오그레디의 개인 SNS 계정에 도 넘는 악플을 적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오그레디는 15일 오전 자신의 SNS에 “내 딸 사진에 집에 가라는 댓글이 엄청나게 달렸다. 다시 말하지만 나보다 내가 더 잘 뛰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하며 “그래도 내게 손을 내밀고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즌이 많이 남았다. 이글스가 이길 경기도 아직 많다”라고 밝혔다. 게시글은 얼마 뒤에 삭제.
오그레디는 “사실 작년에도 이런 일을 겪었고, 이렇게까지 큰 사건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다”라며 “소수 팬들의 비난보다 주변 동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고 구단 스태프들이 내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모든 한화 팬들이 날 싫어하는 게 아니다. 소수의 안 좋은 팬들이 그러는 것이다. 수많은 좋은 팬들이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글을 많이 보내주신다. 이제 모든 걸 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팀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두터운 신뢰와 격려 또한 15일 활약의 밑바탕이 됐다. 오그레디는 “감독님은 내게 ‘잘 치는 타자라 항상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씀해주신다. 다행히 오늘(5일) 5번으로 나가서 그나마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었다. 항상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시는 감독님께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15일 결승타 포함 3출루 활약으로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어느 정도 털어낸 오그레디. 그는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 그들은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든 끝까지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실 것”이라며 “한화는 좋은 팀이라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갖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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