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 경기 비율 66.7%···한화의 ‘첫 단추’와 ‘끝 단추’ 맞추기
어느 팀이라도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장의 감독들도 “30경기 전후는 해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일 것”이라고 대동소이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어느 팀이라도 시즌의 결말을 지금 나오는 지표로는 예단하기 어렵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올시즌 탈꼴찌 가능성이 점쳐졌던 한화의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시즌 전 전망의 적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다.
다만 올시즌 한화 야구에서는 ‘작은 변화’ 하나가 보인다. 선취점 경기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지난 15일 수원 KT전까지 12경기를 치른 가운데 8경기에서 선취 득점을 했다. 비율로는 66.7%. 한화의 승률이 4승1무7패로 0.364에 머문 것을 감안하면 매경기 중후반 힘싸움에서 약세를 보인 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 덩달아 한화가 향후 풀어야 할 과제도 좁혀진다.
사실, 선취점 경기의 증가는 그 자체로도 한화에는 ‘긍정 신호’다. 선취점을 얻으려면 팀타선이 상대 타선보다 먼저 움직여 점수를 뽑으면서 선발투수는 상대 선발투수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 장기레이스에서 나타날 팀 성적의 근간이 되는 부문이 강해야만 만들 수 있는 수치다. 한화로선 적어도 올시즌 개막 이후로는 처음부터 끌려가는 경기는 드물었다.
팀당 경기수가 늘어나면 선취점 경기 비율이 실제 승률에 가까워지는 경향도 보인다. 예컨대 지난해 우승팀 SSG는 82경기에서 선취 득점을 해 10개구단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한화는 65경기에서 선취점을 얻어 10개구단 중 가장 적었다.
역시 한화의 관건은 선취점 경기 비율에 비례해 승률도 끌어올리는 것이다. 강팀일수록 선취점 경기의 승률은 높다. 지난해 SSG의 선취점 경기 승률은 0.797(63승3무16패)로 시즌 승률(0.629)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한화는 지난해 선취점 경기의 승률이 0.476(30승2무33패)로 시즌 승률(0.324)보다 확실히 높았지만, 한편으론 선취점 경기 승률은 5할을 밑돈 유일한 팀이었다.
한화는 올해는 선취점 경기에서 4승1무3패로 최소한의 남는 장사는 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SSG가 선취점 경기에서 5승무패, LG가 7승2패를 강세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이 역시 처져 보인다. 그러나 한화로서는 반등을 위한 힌트는 이 지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결국 경기별 중후반 싸움은, 불펜진 여력과 경기 후반 나오는 대타와 대주자, 대수비 등의 역량과 함께 이들을 활용하는 벤치 판단으로 갈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화로서 반가운 것은 지난해처럼 경기 시작부터 밀리며 속수무책으로 내주는 경기는 극소화시키는 배경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운용돼야 가능한 일이다. 한화는 최하위에 머문 지난 3년간은 선발싸움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지난 3년간 한화의 선취점 경기 비율은 41%였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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