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연 여드름주사학회장 "학술-연구 활동과 함께 질환 인식개선에 적극 나설 것"

■여드름, 주사, 화농성 한선염 등 잘못된 정보와 부적절한 관리 심각

■민간요법 부작용 초래…피부과 전문의 진료 통한 올바른 치료 중요

“대한여드름주사학회는 여드름과 주사질환(일명 딸기코) 등에 관련한 연구 및 학술 활동뿐 아니라 여드름이나 주사질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는 일에도 적극 활동하고 있습니다. 질환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민간요법의 위험성을 환기시키고 부적절한 치료 및 관리로 악화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인식개선 활동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여드름에 대한 부적절한 정보가 급속히 유통되면서 일반인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여드름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초기 여드름은 기능성 화장품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든지, 레티노이드 성분이 무조건 독한 것으로 인지되어 심한 여드름을 잘 치료하지 못해 여드름 흉터가 악화된다든지, 여드름 관련한 자극적인 일반의약품의 오남용으로 피부염이 발생하는 사례 등을 꼽을 수 있다.

박미연 여드름주사학회장(58,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은 지난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드름 치료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의 효능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말라”면서 “여드름의 잘못된 관리와 치료를 예방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을 남용한다든지, 전문의약품은 독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든지 하는 등의 인식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연 대한여드름주사학회 회장이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잘못된 정보와 민간요법 등에 의한 부작용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박 회장은 “일명 ‘여드름 화장품’이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대체할 수 있다는 설문 문항에 대한 오답률이 각각 약 55%, 45%를 보여주는 등 화장품을 여드름의 치료제로 잘못 생각하거나 이에 대해 잘 모르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대한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학회 회장과 대한화장품의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박 회장은 여드름 및 주사, 색소질환 레이저치료 등의 권위자로 꼽힌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여드름 약물 치료에서 어떤 점을 특히 조심해야 할까요.

“벤조일퍼옥사이드는 여드름 국소제형(일반의약품)으로 사용하는 성분 중 한가지인데 세균에 내성이 생기지 않는 특성으로 여드름 항생제 치료와 병합해서 치료하게 되지만 농도에 따른 피부 자극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피부가 예민한 환자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이러한 성분이 해외 구매대형업체를 통해 국내로 직구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이로 인해 자극접촉피부염으로 피부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레티노이드 성분은 흔히 독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레티노이드는 성분(전문의약품)은 여드름에 효과가 뛰어나며, 피지를 조절할 수 있어 유용하게 치료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합성비타민A 라는 특성상 특히 임신초기에 기형유발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임신 시기는 물론이고 임신을 원할 때는 약을 중단하고 4주간의 피임기간이 필요해요. 따라서 여자 환자의 경우 가족계획에 따른 일정을 확인하고, 적절한 피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약제입니다.”

―여드름을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여드름을 짜내야 한다고 생각하여 손을 대고, 여드름이 악화되어 병원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여드름을 집에서 잘못 짜게 되면 2차 감염의 문제나 여드름색 자국이 더 심하고 오래가는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손 대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원칙입니다. 또한 레티노이드 계열로 치료받는 경우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줄이고 보습제를 잘 사용해야 합니다. 각질용해성분이나 딥클렌징 제품들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합니다.”

―여드름의 예방 및 개선을 위한 생활 수칙은.

“첫쩨 여드름 병변에 손대지 않기, 둘째, 과도한 자극이나 마찰을 피하고 보습화장품 잘 도포하기, 셋째 과도한 고탄수화물 식이를 피하기, 넷째 건강한 식습관 유지하기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박미연 회장이 여드름, 주사 질환, 화농성 한선염 등의 부적절한 관리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딸기코로 알려주신 주사질환도 스테로이드나 과도한 화장품, 세정 등의 부적절한 치료 및 관리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주사는 얼굴의 중심부를 침범하는 비교적 흔한 염증성 피부 질환입니다. 만성적인 홍조, 지속적 홍반, 모세혈관 확장, 구진 및 농포 등의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때로는 눈의 안검을 침범하여 다래끼로 오인되는 수도 있고요.”

―주사 질환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주사는 노출 부위인 안면부의 증상과 관련한 미용적인 측면과 반복되는 재발 등으로 인하여 환자들의 정신적인 문제와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질환입니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더 예민해지고, 무더운 여름에도 악화하는 등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자외선, 스트레스, 음주, 매운 음식 등도 악화 요인입니다.”

―주사 질환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상당하다고 하는데요.

“접촉 피부염으로 오인하여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바르거나, 단순한 모낭염으로 인식하여 항생제 연고만 바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증상 초기에 일찍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해야 합니다. 경구용 항생제와 외용제 등으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며, 증상이 완화 되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화농성 한선염도 잘못된 정보가 많습니다.

“학회 홈페이지에 Q&A를 게시해 놓았습니다. ‘화농성 한선염과 여드름, 종기 등은 어떻게 다른가’, ‘화농성 한선염의 생활 속 주의사항’ 등입니다. 화농성 한선염은 초기에는 여드름과 유사한 낭종성 병변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겨드랑이·사타구니·엉덩이 주변·항문과 생식기 주변 부위 및 여성의 가슴 아래 부위 등에서 양측성으로 만성적으로 재발하면서 농양, 누관, 흉터 등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악화 요인을 찾고 조절하면 치료가 좀 더 용이합니다. 환자분들은 담당 의료진과 악화 요인을 피하기 위하여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과 의사들을 위한 교육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미연 회장. 대한여드름주사학회 제공

―화농성 한선염 환자 대다수에게 필요한 원칙은 무엇입니까.

“금연을 하고 비만을 개선하는 것, 두 가지가 필수적입니다. 흡연은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의 흡연율이 일반인보다 더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연은 화농성 한선염의 질환 경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합니다. 비만은 화농성 한선염을 유발하는 원인은 아니지만, 피부가 접히는 부분의 마찰을 늘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 조절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화농성 한선염 조기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위한 조언을 해주십시오.

“화농성 한선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경우 흉터나 누관 등이 넓은 면적에 진행하기 전에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료를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복적으로 화농성 한선염의 호발 부위(겨드랑이, 엉덩이, 사타구니, 항문유방, 유방아래)에 종기, 결절 등이 생기거나 재발하는 경우 화농성 한선염을 의심하고, 화농성 한선염에 치료 경험이 있는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난 3월 11일에 제1회 여드름주사학회 교육심포지엄이 열렸는데요.

“피부과 의사를 위한 교육심포지엄을 새롭게 처음 열었고,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만성 및 난치성 질환인 화농성 한선염의 병인과 치료, 그리고 기존 치료와 새로운 치료에 대해 고찰해 보았습니다. 주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고 치료법 등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또한 건선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치료제에 대한 흔한 부작용인 모낭염이나 여드름·국소감염 등의 병인과 치료 등을 중점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질환명이나 학회 명칭에 ‘주사’라는 단어가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주사라는 질환명으로 인해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주사 치료로 의사 소통의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코에만 생기는 경우는 딸기코, 장미증, 장미진, 주사피부염으로 부르기도 하나 장미증인 경우에는 의학용어로는 소아의 열성 발진인 영아장미진(roseola infantum)인데 장미진이라는 용어로 등록되어 사용되고 있어 혼동의 여지가 상당합니다. 아직까지는 대체할 한글질환명이 없어서 ‘주사’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