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직장인리그] 서로를 향한 믿음, 미래에셋을 지탱하는 힘

권민현 2023. 4.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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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믿었고, 무한신뢰를 보냈다. 질책보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1년이라는 세월을 한 치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미래에셋은 15일 서울 관악구 인근 체육관에서 열린 EVISU SPORTS배 2023 The K직장인농구리그(www.kbasket.kr) 1차대회 F조 예선에서 오규진(14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신지수(13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박진서(11점 9리바운드)가 38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IBK기업은행 추격을 41-38로 따돌렸다.

마지막까지 서로를 믿었다. 오규진, 신지수가 내외곽을 넘나들었고, 박진서는 파울트러블 속에서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었다. 오영진이 가드라인에서 개인사정으로 결장한 이현우 몫까지 해냈고, 이대광, 황재준은 맏형 김종배와 함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IBK기업은행은 두 젊은 기수 박준호(17점 9리바운드 3스틸), 김의수(17점 10리바운드, 3점슛 2개)가 중심을 잡아주었고, 최장욱(2점 6리바운드), 안성현, 최동수 등 고참들이 앞장섰다. 한승훈, 서원철(5리바운드), 은희주, 최성일, 박정민, 김유록은 궂은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제 몫을 다해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이겨내지 못해 고개를 떨어뜨렸다.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이었다. 미래에셋은 지난 경기에서 맹활약한 신지수, 박준서, 오규진이 앞장섰다. 신지수, 오규진은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올렸고, 박진서는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신지수는 동료들 믿음 속에 3점슛을 성공시키기까지 했다. 황재준, 오영진은 리바운드 다툼에 나서며 팀원들 뒤를 든든히 받쳤다.

IBK기업은행은 박준호, 안성현을 벤치에서 출격 대기시키는 대신, 김의수, 은희주, 한승훈, 최장욱을 먼저 투입했다. 가용인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체력전으로 밀어붙일 심산이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을 대표하는 삼각편대 신지수, 박진서, 오규진을 막아내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에 박준호를 투입, 연달아 득점을 올려 상대 기세에 맞불을 놓았다.

2쿼터에도 마찬가지였다. 미래에셋은 신지수가 상대 수비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자유투를 얻어냈고, 박진서가 골밑에서 득점을 올렸다. 둘은 2쿼터 9점을 합작하여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오영진, 황재준에게 휴식을 주는 대신 이대광과 노장 김종배를 투입, 체력안배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IBK기업은행은 박준호, 김의수가 나서 상대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특히, 김의수 활약이 빛났다. 상대 센터 박진서를 앞에 두고서 슛을 던졌고, 파울을 얻어냈다. 안성현이 중심을 잡은 사이, 한승훈, 최장욱, 김유록은 궂은일에 매진하여 이들 활약을 도왔다.

후반 들어 IBK기업은행이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하여 기세를 끌어올렸다. 박준호가 돌파능력을 살려 득점을 올렸고, 박용준, 최장욱과 함께 리바운드 다툼에 가담했다. 김의수는 박준호를 도와 골밑을 파고들었고, 3점슛을 꽃아넣어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엔트리에 등록된 12명 모두를 활용, 발을 한순간도 쉬지 않으며 미래에셋 선수들 힘을 뺐다.

미래에셋도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다. 오규진, 오영진이 앞장섰다. 오규진은 미드레인지와 3점라인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고, 속공을 진두지휘했다. 오영진은 오규진을 도와 경기운영에 나섰고, 3점슛을 성공시켜 팀원들 어깨에 힘을 실어주었다. 신지수, 박진서에게 휴식을 주며 체력비축에 나선 사이, 황재준, 이대광이 나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데 안간힘을 썼다.

어느 한쪽에도 추가 기울어지지 않았다.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다. 미래에셋은 박진서가 4쿼터 중반 4개째 파울을 범하는 악재를 맞았지만, 신지수, 황재준이 박진서 몫까지 해내며 골밑을 든든히 지켜주었다. IBK기업은행 역시 박준호가 파울트러블에 시달렸음에도 김의수가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순간에 닥친 악재를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승부는 종료 1분여전까지 가려지지 않을 정도로 손에 땀을 쥐었다. 이 와중에 미래에셋이 먼저 치고나갔다. 37-36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박진서가 골밑에서 득점을 올려 39-36으로 달아났다. IBK기업은행도 박준호를 앞세워 38-39로 추격에 나섰다. 미래에셋은 신지수가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켜 40-38로 달아났다. 


경기 종료까지 9초가 남은 상황. IBK기업은행은 마지막 남은 타임아웃을 신청, 박준호에게 공격을 맡겼다. 팀원들은 박준호에게 1-1 찬스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고, 박준호는 상대 수비 빈틈을 파고들어 레이업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운이 없게도 공이 림을 돌아나왔다. 미래에셋은 박진서가 이 공을 리바운드해냈고, 파울까지 얻었다. 박준호는 팀원들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허공만을 바라보았다.
미래에셋은 박진서가 상대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켜 41-38로 차이를 벌렸다. 타임아웃 개수가 남아 있지 않았던 IBK기업은행은 곧바로 안성현에게 공을 건넸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뒤였다. 종료 버저가 울린 후, 미래에셋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IBK기업은행 선수들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한편, 이 경기 EVISU SPORTS(https://www.evisusports.com/) MATCH MVP에는 14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 종횡무진 맹활약한 미래에셋 터줏대감 오규진이 선정되었다. 그는 “오늘 경기처럼 위기가 닥쳤을 때 풀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보니 선수구성에 기복이 있으면 흔들리더라. 그래도 회장을 맡은 (신)지수가 중심을 잘 잡아주었고, (박)진서 등 동료들이 각자 역할을 잘 해주니까 무너지지 않았다”라고 흔들리지 않았던 원동력에 대해서 언급했다.

승리했지만, 힘에 부쳤던 미래에셋이었다. 팀 주장 신지수는 ’출석률=실력’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날 출석인원 7명에 불과했던 탓에 힘에 부친 모습이 눈에 띌 정도였다. 특히, 개인사정으로 결장한 이현우 공백 탓에 혼자서 경기운영을 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정말 힘들었다. 팀원들이 단 한 번도 교체를 해주지 않더라(웃음). 쿼터가 지나갈수록 체력적으로 흔들리는 부분이 많다. 오늘 경기에서도 원하는 대로 경기가 풀어갈 줄 알았는데 후반 들어 힘에 부치다 보니 따라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가뜩이나 인원도 없는데 혼자서 다 하려니 정말 힘들었다. 아마 생중계로 보고 있을 것인데 이겼으니 빠르게 연락을 줘야겠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확실히 팀 스포츠가 그렇듯 흐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좋다가도 후반에 사그라졌다가 마지막에 달아오르는 등, 경기 중에도 기복이 심하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된다면 중압감이 몸을 짓누를 수 있는데, 두 경기 모두 따라잡히다가 집중력이 잘 발휘되어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경기에서도 이러한 흐름으로 전개될 것 같은데…. 경기 운영상에서 조절이 잘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믿음을 유독 강조한 오규진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그는 “스스로 버텨야 한다. 오늘은 마지막에 내가 공을 가지고 하기보다 (신)지수와 (박)진서가 투멘게임을 하는 등, 체력적으로 분산을 시키고,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흐름대로 잘해나갔다. 점수를 많이 올리는 것보다 템포바스켓을 잘한 것이 주효했다. 서로를 믿는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공격 옵션이 한정적임에도 결과는 좋았다. 이에 “사실, 첫 경기에서 (신)지수가 공식적으로 MATCH MVP에 선정되었지만, 팀원들이 뽑은 MVP는 황재준이었다. 골밑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고, 수비에 힘을 쏟아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맏형 (김)종배 형도 코트에 나서면 궂은일에 매진하는 덕에 나와 (신)지수, (박)진서가 공격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가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믿는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에이스인 (박)희철이가 부상으로 인해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나온다면 팀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고 동료들에게 무한 박수를 보냈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높였던 미래에셋이었다. 하지만, 자유투에서만큼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이상하게 잘 튀는 림이더라. 익숙하지 않았다. 처음 얻은 자유투 2개 모두 놓쳐서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어떻게 던져야 들어가겠구나 하던 확신이 있었다. 중요할 때 백보드를 맞추고 넣어보자고 했는데 두 개 다 들어갔다”며 “마지막 순간 (신)지수, (박)진서가 자유투를 얻었을 때, ’저거 다 넣어주면 쉽게 가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아지기까지 자유투 하나, 리바운드 하나라도 더 잡아내고 실수 없이 기본기가 탄탄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팀원들이 자유투를 던질 때 자신있게 던지라고 한다. 꾸준히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2연승을 내달린 미래에셋. 그는 “두 경기 모두 3쿼터 중반부터 4쿼터 초반까지 파울트러블, 체력적인 이유로 고비가 왔다. 이러한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게 패턴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스타일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말에 기분 좋은 마음으로 나오니까, 선후배 다 같이 모여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다 같이 농구를 재미있게 하고 싶다”고 보완할 점과 함께 남은 경기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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