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70년]'핵카드' 쥔 北 도발에 한미일 안보협력 속도

②美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뒷받침할 3국 협의체 창설 가능성

[편집자주] '한미동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다. 북한의 남침과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1953년 10월 체결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간으로 하는 한미동맹은 한국전쟁(6·25전쟁)에서 숨진 미군 3만여명의 고귀한 희생으로 맺어진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그에 따른 도발·위협 속에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게다가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 심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국제정세 또한 한미 간의 협력 강화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이에 '뉴스1'은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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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이 작년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비롯한 전례없는 빈도의 무력도발에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최근에도 북한은 신형 핵탄두를 공개하고 수중 핵드론(핵어뢰)을 시험한 데 이어 고체연료 추진체계 기반 ICBM 시험발사에도 나서는 도발을 지속했다.

여기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과 인접한 우리나라와 일본의 안보협력이 필요성이 대두되는 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란 얘기다.

외교가에선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함께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엔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2018년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과 그에 따른 일본 측 반발 등으로 악화된 한일관계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걸림돌이 돼왔다.

그러나 작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 모두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한미일 3국 간의 관련 논의에도 점차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엔 일본의 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우리 정부가 발표한 뒤 곧바로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됐고, '조건부 종료 유예' 상태였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정상화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선 2020년 화상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던 한미일 안보회의(DTT)가 진행됐다. 오는 17일엔 서울에선 한일 간의 국장급 외교안보대화가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열린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번 DTT에서 한미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미사일 방어훈련과 대잠수함전 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3국은 북한의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그러나 이 사이 북한은 이달 13일 고체연료 로켓엔진을 탑재한 신형 ICBM '화성-18형'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하기해 한일 등에 충격을 줬다.

북한의 ICBM은 기본적으로 미 본토를 겨냥한 전략무기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화성-18호 시험에선 기존의 다른 ICBM 발사 때와 달리 정상 각도(30~45도) 발사 후 단 분리 과정에서 고각(高角·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발사 각도를 높이는 것)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쏴 한때 일본 홋카이(北海)도 일대에 대피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은 기존 액체연료 방식보다 준비 시간이 짧아 사전탐지 및 타격이 어렵다.

이에 한미일 3국은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원으로 지목돼온 암호화폐 탈취 등 불법 사이버 활동 차단을 위한 협력 활동도 한층 더ㅈ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선 한미일 3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과 같은 협의체를 만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NPG는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의 전술핵 운용에 참여하는 기구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한미일 공동의 대응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며 "한미일 3국 간 정보공유 수준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문 센터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을 나토 수준에 버금가게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