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판 '무도'일까..남들 하는 건 다 안 하는 '홍김동전'[★FULL인터뷰]

안윤지 기자 2023. 4.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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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박인석 PD /사진제공=KBS
[안윤지 스타뉴스 기자] 남들이 하는 건 다 안 하는 프로그램이 왔다. '홍김동전'이 온라인상에서 "초장기 MBC '무한도전' 같다"란 평을 받을 정도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박인석 PD는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과 관련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홍김동전'은 홍 씨 김 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체인지 되는 피땀 눈물의 구 개념 버라이어티다.

앞서 박 PD가 연출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 출연진 홍진경과 김숙이 또 한 번 당시 제작진과 만나 화제를 모았다. '홍김동전'의 출발은 어땠을까. 그는 "홍진경, 김숙 씨와 프로그램을 한 번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두 분을 중심에 놓고 기획했다. 당시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3'을 하려는 상황은 아니었고 아예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었다"라며 "이분들이 남성 출연자와 궁합이 좋다. 그래서 내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사람들을 조합해봤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우재 씨는 웹 예능 '터키즈 온 더 블럭'을 봤고 우영 씨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게스트 출연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 조세호 씨는 내가 조연출, 신입 시절부터 워낙 같이 해왔고 홍진경 씨와 합이 좋지 않나"라며 "각 멤버끼리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었다. 여기서 우영 씨가 결이 약간 다른 사람인데 실제 미팅하고 나니 사람이 너무 좋고 성격이 좋더라. (다른 멤버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우영, 예능계 새 얼굴..열변 토하지 않아도 웃겨"

'홍김동전' 주우재, 우영, 김숙, 홍진경, 조세호 /사진제공=KBS
앞서 박 PD가 언급했듯, 우영의 등장은 '홍김동전'의 새로움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그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잦은 멤버가 아니었으며 출연하더라도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와 같은 춤 관련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박 PD는 "어쩔 수 없이 김숙 씨, 조세호 씨 등 예능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난 되도록 '그 나물에 그 밥'을 피하고 싶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할 때도 그랬는데 새 얼굴을 찾고 싶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난 그냥 이분(우영)이 재밌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사람을 볼 때 말보다도 분위기를 좀 많이 체크하는 편이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게스트로 나왔을 때 굳이 열변을 토하지 않아도 표정 하나로 웃기더라"며 "또 흔히 말하는 버라이어티 멤버 구성안엔 형식적으로 넣는 아이돌 멤버가 있는데 난 이걸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엄청난 전성기를 누린 후 다음 페이지를 준비하는 이들을 좋아한다. 성공도 경험하고 너무 어리지도 않아서 인생 스토리도 형성돼 있어서 흥미롭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우영 씨가 딱 맞았다"라고 극찬했다.

'홍김동전'이 특별한 이유는 혼성 예능의 부재도 있다. 요즘 혼성 예능의 대표로는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런닝맨' 정도다. '홍김동전'은 왜 '혼성'의 길을 택했을까. 박 PD는 "사실 혼성을 중심으로 두진 않았다. 김숙 씨, 홍진경 씨가 중심에 있어서 나이와 직업 등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며 "우리 프로그램의 부재처럼 '구개념 버라이어티'엔 혼성이 많지 않나. 예전 느낌으로 웃기려고 만든 프로그램인데 '뭐 어때' 싶더라. 사실 동성 프로그램을 만들 때보다 고민되는 지점이 있지만 재밌게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낯선 조합으로 이뤄진 '홍김동전'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박 PD는 "날것의 촬영이고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가이드라인은 있다. 오프닝은 몇시간 이렇게 돼 있는데 오프닝 하겠다고 처음 모이면 그렇게 말이 많다. 그게 웃기다"라며 "편집하면서 느끼는 게 '자~ ' 다. 이렇게 해야 하니까 자기들끼리 끊어내기 위해서 진행은 해야 하니까. 일해야 해서 하는 느낌이라기보단 진심으로 갈수록 느껴지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 "BTS 지민, 실제로 센스 있어..재밌게 끝난 촬영"

'홍김동전' 홍진경, 김숙, 주우재, 우영, 조세호 /사진제공=KBS
최근 '홍김동전'은 KBS 창사 50주년을 맞이해 KBS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1박 2일'과 '위험한 초대' 등을 리메이크했다. 많은 웃음을 선사해 뛰어난 화제성을 보인 '1박 2일' 특집과 관련해 박 PD는 "시청자분들이 게스트 나오는 걸 안 좋아하고 멤버들을 어디 가둬놓고 녹화하는 걸 좋아하더라"며 "사실 제작진 입장에서 홍진경 씨 집에 대놓고 가고 싶었다. 가끔은 동전이 장애물일 때가 있다. 그냥 집에 가자고 하면 되는데 동전이 안 나올 때가 있지 않나. 그래도 안 나옴으로써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있으니 그걸 믿었고 결국 성공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홍김동전'은 방영 초반 게스트 출연이 잦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홍김동전'에 지민이 등장했다. 섭외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박 PD는 "사실 내가 과거 음악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당시 관계자들과 지금까지도 두루두루 잘 지낸다. PD들은 거절당하는 게 인생이란 마인드가 있기에 두려워하지 않고 관계자들에게 연락해 섭외 요청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지민 씨가 오랜만에 나온 게스트분이었다. 당시 게스트분을 불러도 우리 멤버들이 서브가 되지 않게, 우리도 주인공이 가능할 수 있는 구성을 짜려고 했다. ('위험한 초대' 편은) 우리 멤버들이 어떤 회차보다 고생한 편"이라며 "지민 씨의 센스와 멤버들의 노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은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박 PD는 "지민 씨와 촬영은 재밌었다. 당시 멤버들도 지민 씨를 보니 신났고, 지민 씨도 그랬던 거 같다. 또 사실 플라잉 체어가 생각보다 무섭고 고된 일"이라며 "아무래도 우린 여성 출연진도 있다 보니 당시 녹화를 힘들어해 다독이며 진행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정말 지민 씨 센스가 대단하다. 사실 우리가 동전으로 순번을 정한 것 아니냐. 만약 김숙 씨를 처음부터 고르지 않았고, 동전을 그렇게 결정짓지 못했다면... 김숙 씨가 MC라 다행이었다"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 "돌이켜 보면 생각날 추억 남기고파"

'홍김동전' /사진제공=KBS
'홍김동전'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시청률이다. 지난해 7월 첫 방송 시청률 1.7%로 시작한 '홍김동전'은 현재까지도 1~2%대를 유지하고 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웨이브에선 입소문을 통한 화제성을 끌어모은 '홍김동전'은 시청률 예열 중이다. 이를 의식한 듯, '홍김동전' 멤버들은 방송 내내 시청률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박 PD는 "시청률 얘기는 원래 많이 한다. 분량이 넘쳐서 다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내용이 있다. '동전세끼 홈스테이' 편에선 우영 씨 집에서 마무리를 지었다. 그때 녹화를 마치고 멤버들끼리 한참 얘기했다. 자기들끼리는 재밌고 나름 주변에서 (반응을) 느끼긴 하더라. 시청률은 아쉽지만 체감하는 반응이 있는 지 오래 갔으면 하는 거 같다. 자기들끼리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도 서로 나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내가 사실 허리가 길지도 않고 프로그램이 많지도 않다. 최근 녹화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노래를 듣고 추억을 떠올렸다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걸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봤을 때 기분 좋고 추억을 남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지만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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