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님뿐만 아니라…” 영웅들 19세 포수에게 최강야구란 '프로 입문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승엽 감독님뿐만 아니라, 최강야구에 나간 것 자체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의 웃음 포인트는, KBO리그에서 레전드였거나 근접한 활약을 펼쳤던 40대 중년들이 예전만큼 운동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힘 겨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이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뿐이지, 테크닉과 노련미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아마추어 팀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률을 찍는 이유다.
최강야구 몬스터즈를 상대한 고교, 대학 선수들에겐, 그 하루이틀의 경험이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아니, 추억을 넘어 배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작년 충암고 소속으로 두 차례, 청소년대표팀 소속으로 한 차례 몬스터즈와 맞붙었던 키움 신인포수 김동헌의 증언이다.
김동헌은 지난 14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최강야구를 통해 관심을 가져줘서 기분 좋다. 그게 당연한 게 아니라, 정말 감사한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교 시절에 대학 팀들과 맞붙는 것 말고는,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최강야구 레전드들과 맞붙어 보니, 김동헌은 “다른 야구였다.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역시 하이라이트는 윤영철(KIA)과 호흡을 맞추면서 두산 이승엽 감독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장면이었다.
당시 윤영철이 9회 위기에 마무리투수로 올라왔다. 김동헌은 “붙어보자”라고 했다. 윤영철도 “OK”라고 했다. 결국 19세 유망주 배터리가 전설의 국민타자를 잡고 포효했다. 윤영철은 지난 2월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그 장면을 돌아보며 “실투였다”라고 했다. 김동헌 역시 그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영철이 말이 맞다. 실투였다. 이승엽 감독님 몸쪽으로 붙이려고 했는데 가운데로 들어갔다”라고 했다.
종합하면 김동헌에게 최강야구란, 일종의 프로 입문서였다. 몬스터즈 선수들의 실력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지만, 프로가 이렇다는 걸 미리, 확실하게 느꼈다. 그날의 경험이 김동헌이 프로선수로 성장하는데 거름이 될 게 확실하다.
김동헌은 예상을 뒤엎고 1군에서 이지영의 백업으로 뛴다. 14~15일 고척 KIA전서는 에릭 요키시, 아리엘 후라도 등 외국인투수들과 연이틀 호흡을 맞췄다. 경험을 시간으로 해결하면, 공수겸장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홍원기 감독은 “수비에서 요즘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경기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위기를 해쳐 나가는 모습에서 투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수비와 경기운영능력이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이 선수에게 공격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밖에 덕아웃에서 쉴 새 없이 소리 치며 힘을 불어넣는 부분, 활발한 성격 모두 홍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상태다.
김동헌은 “프로는 투수들의 공이 차원이 다르다. 상황에 따른 판단능력 역시 남다르다. 타격은 2스트라이크 이후 변화구 대처가 아쉬워서 노력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도 정립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를 준비할 때 투수들과 정말 많은 얘기를 한다. 단순히 1군에서의 성적보다, 1군에 오래 머무르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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