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내기도 버거워요"...중국 내 한국학교 운영 '비상'
[앵커]
우리 동포들이 사는 전 세계 곳곳엔 대한민국의 교육 과정에 따라 재외국민 자녀를 가르치는 한국학교가 있는데요.
중국 내 10여 개 한국학교는 최근 학생 수가 계속 줄어, 재정 문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무슨 영문인지, 박승호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극기와 중국의 오성홍기, 학교 깃발이 나란히 휘날리고,
학생들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자'는 교훈을 보며 등하교하는 곳.
중국 상하이 민항구에 있는 한국학교입니다.
1999년 상하이 동포사회가 뜻을 모아 기금을 마련하고, 한국 교육부와 중국 국가교육위원회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초중고생 총 860여 명이 한식으로 된 급식을 먹으며 한국 교육 과정에 따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기르고 있습니다.
[장아인 / 상하이 한국학교 학부모 : 우리 애들이 애국가를 먼저 알기 전에 중국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는 걸 보고 아이들의 정체성이나 민족성에 대해서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고, 그래서 한국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이 학교도 다른 한국학교처럼 운영 예산의 일부를 관련법에 따라 교육부가 지원하고 나머지는 수업료 등 학비와 기부금으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최근 재정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을 떠나는 우리 국민이 늘면서 재학생 수가 계속 줄다 보니, 예산에서 비중이 가장 큰 학비 수입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준용 / 상하이 한국학교 재단 이사장 : 상대적으로 코로나 방역이 강화됐던 기간을 3년 동안 지내는 과정에서 급격히 한국 국민의 수가 줄어드는 관계로 인해서 현재 학교의 재정 상태도 상대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그런 상태가 되겠습니다.]
이런 사정은 중국 내 다른 한국학교들도 비슷합니다.
특히, 건물을 빌려 운영하는 한국학교들은 임대료 납부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학비를 인상하고는 있지만, 남은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장호 / 상하이 한국학교 교장 : (학생 수가) 더 감소하면 학교 교육 과정 운영상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엔 교원 감소에 따라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 선생님들의 복지라든지 처우 개선 문제가 따라가지 않으면 선생님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도 따라올 수도 있고요.]
한인 사회가 오랜 기간 우리 정부와 국회에 지원을 호소한 결과, 재외국민 교육 지원 예산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법안이 2019년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이 미흡해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상철 / 중국한국인회총연합회 고문 : 20~30%의 지원으로서는 지금 현재는 어려운 실정이라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국회에서 재외국민들의 자녀 교육에 대하여 예산을 50%까지 끌어 올려주시면 고맙겠다, 이거죠.]
중국에서 우리 청소년들을 한국인의 정체성과 긍지를 가진 인재로 길러내는 한국학교가 기능을 충실히 이어가기 위해선 우리 당국과 국회의 관심이 시급해 보입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YTN 월드 박승호입니다.
YTN 박승호 (kwonjs1010@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학 한스푼] 먹을 수 있는 배터리 등장...삼키는 내시경 나오나
- 서울 강변북로에서 음주차량 전도...고속도로 추돌사고 잇달아
- 미국, 신종 '좀비 마약' 확산...한인사회도 불안감 증폭
- 美, 반중 연대 실패?...각국 실리 찾아 중국행
- 수단서 정부군-반군 교전 격화...반군 "대통령궁 장악"
- "돈 때문에 수학여행 못 가"…비용 대신 내준 학부모가 전한 '솔직 심정'
- 세계적 암 권위자 "조폭들 암 치료 효과 더 좋아...왜?"
- 우크라이나 "트럼프 원조 끊으면 몇 달 안에 원자폭탄 개발 가능"
- 중학교 때 쓰던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깜빡...결국 부정행위 처리
- "피해자 탄원서도 소용 없다" 양형요소마저 뛰어넘는 김호중의 만행 [Y녹취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