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365] 완치 어려운 비염, 골든 타임 놓치지 말아야

이순용 2023. 4. 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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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

[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 비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듯이 비염은 치료 이후 증상이 사라지는 완치 개념은 사실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충분히 호전되고,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생활에 크게 불편하지 않은 정도로 관리 가능한 수준을 완치라고 본다면, 비염도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특히 소아에서 나타나는 비염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데, 핵심적인 이유는 아직 면역계가 성숙하는 과정 중에 있기 때문이다.

함소아한의원 노승희 원장
아이들의 호흡기는 성장, 발달하는 과정 중에 있다. 코의 구조는 물론이고 점막 면역 자체도 아직 미숙하여, 성장하면서 호흡기 면역 체계도 함께 자란다. 어른의 면역과 비교한다면 만3-5세에 성인 수준의 50%,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이 되면 성인의 75% 수준으로 호흡기 면역체계가 발달한다. 이후 만 10세가 넘어가면 거의 성인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따라서 연령으로 볼 때 비염 완치를 위해서라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골든 타임이 2번 있다. 1차로는 만 6세 전이다. 비염 증상은 만 3-5세 즈음이 되어야 본격화되고, 부비동이 발달하면서 축농증 증상도 보이게 된다. 따라서 만 6세 이전에 치료를 잘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가려움 같은 비염의 증상 완화를 도와주면서, 콧속 점막 환경을 안정화시키고, 면역력을 높여 주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후 골든 타임 2차는 만 10세 무렵이다. 이 시기는 2차 성징이 발현되기 직전으로, 성장발달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된다. 최근에는 조금 더 빨라지는 경향이 있지만 보통 여자아이 만 11-12세, 남자아이 만 12-13세 때 급성장을 이루고, 성장과 면역이 거의 성인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아무리 늦어도 만 10세 까지는 비염 치료를 마무리하고, 향후 급성장을 위한 체력과 영양을 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흡과 숙면을 만성적으로 방해받으면서 성장은 물론 학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이 시기에 치료와 관리가 잘 된다면, 이후 성인형 비염으로 이어지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한약으로 비염치료를 할 때는, 비염 뿐 아니라 개인의 체질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치료를 한다. 예로, 열이 많아 상부로 열이 몰리는 사람의 코막힘과 몸이 차고 추위에 약한 사람의 코막힘은 접근과 치료가 달라야 하며, 끈적한 코가 잘 생기는 사람과 코가 줄줄 흐르는 사람의 처방이 다르다. 코의 환기를 돕고 점막 부종을 가라앉히며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는 여러 한약재와 처방 중,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가장 잘 맞는 처방을 찾아 치료를 하므로 전반적인 컨디션도 함께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보중익기탕, 형개연교탕, 소청룡탕 등의 처방은 이미 그 효과가 국제학술지에 보고되면서 입증된 바 있다.

비염은 신체 내부, 외부 영향을 많이 받고,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자주 반복한다. 계절이 바뀌거나 일교차가 심할 때, 꽃가루가 날릴 때 뿐 아니라 감기에 걸리고 잠 못 자고 피곤할 때, 또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모두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같은 계절에 반복하여 치료해야 하므로 치료기간도 최소 2-3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하고, 매일 생활관리도 꾸준히 해야 하는 꽤 까다로운 질환이다. 그러나 같은 비염이라 하더라도 증상의 정도는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이번 계절에 10의 증상 정도를 7로 만들었다면, 다음 계절이 되어 다시 8로 올라오더라도 다시 치료하여 5로, 이렇게 반복하여 증상을 낮추고 점막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치료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치가 어렵다고 하여 개선이 불가능한 질환은 아니다.

아이와 가족 중에 비염이 있다면, 평소에 비염 점막이 싫어하는 3가지를 피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찬 공기와 건조한 공기, 심한 온도차이다. 찬 공기는 코 점막 혈관이 수축하여 혈류가 차단되고, 점막이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해 과민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갑자기 재채기가 나거나 코막힘이 유발되기 쉽다. 반대로 코를 따뜻하게 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코가 뚫리고 고였던 코가 배출되기도 하니 따뜻한 증기를 코 주변에 쐬어주면 좋다.

또한 건조한 공기로 코 점막이 마르면 점막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가 어렵다. 실내는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야 하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실내외 온도차가 클 경우도 코점막을 예민하게 할 수 있으므로 냉난방을 하는 시즌에는 더 유의해야 한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점막이 부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며 예민해진다. 겨울에는 조금 서늘하게, 여름에는 조금 덥게, 실내외 온도차가 크지 않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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