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에서 자국 국기가 불타자 선수단 전원 철수 결정
김세훈 기자 2023. 4. 16. 07:13
아르메니아에서 열린 유럽역도선수권대회 개막식 도중 자국 국기가 아르메니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 의해 불 질러진 것을 본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선수단 철수를 결정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16일 “지금 상태에서는 선수단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선수들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아르메니아에 파견한 역도 선수단에 전원 철수 방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개막식에서 아제르바이잔 국기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기수와 도우미가 함께 아제르바이잔 국기를 들로 입장했고 기수는 도우미에게 국기를 넘긴 채 퇴장했다. 순간 근처에 있는 한 남성이 도우미가 가진 국기에 불을 붙인 뒤 빼앗았고 안전요원과 몸싸움 끝에 개막식 정면 스크린 뒤로 끌려나갔다.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아제르바이잔체육회는 “인종차별과 혐오를 드러낸 짐승같은 행동”이라며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유럽역도연맹은 아르메니아를 징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르메니아인 대다수는 기독교인이지만 석유가 풍부한 아제르바이잔은 대다수가 무슬림이다. 양국은 1980년대 소련이 붕괴한 후 두 차례 전쟁을 벌이기도 했고 현재는 휴전 상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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