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거 골라 먹을까" 팽창하는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롯데리아·KFC 이어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쉐이크쉑 등 가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번거로운 식사보다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소비자로서는 행복한 갈등일 수 있을까.
햄버거 시장에 갈수록 다양한 브랜드가 신규 가세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웬만한 한 끼 식사비용보다 높은 가격의 고급 해외 햄버거 브랜드이 앞다퉈 진출하며 시장은 가심비를 강조하는 브랜드와 가성비를 호소하는 브랜드 간 한치의 양보없는 전쟁을 벌일 태세다.
가심비로 호소하는 브랜드는 많지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문을 연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가 최근 시장에 진입한 사례다. 대표 햄버거 제품인 ‘더 런던’ 버거 단품 가격은 1만4천800원이다. 음료수와 감자튀김을 더한 세트 메뉴 가격은 2만1천800원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저렴한 편이다. 트러플 버거 메뉴는 단품 가격이 1만9천800원, 세트 메뉴 가격은 2만6천800원으로 3만원에 육박한다.
최근 국내에 론칭한 해외 햄버거 브랜드들의 가격은 대체로 기존 브랜드들보다 비싼 편이다. SPC가 들여온 미국 브랜드 '쉐이크쉑'은 기본 버거인 쉐이크쉑 버거 싱글에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과 탄산음료 스몰 사이즈를 더할 경우 1만4천원이 조금 넘는다. 탄산음료 대신 쉐이크 음료를 주문하면 1만7천원을 상회한다.
올해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 또한 현지 그대로의 방식을 최대한 살린다는 방침이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브가이즈의 낮은 가격대 메뉴는 미국 판매 가격 기준으로 버거 단품 6달러, 감자튀김 4달러, 탄산음료 2달러 정도다. 이를 합하면 12달러(약 1만6천원)며, 여기에 로열티까지 붙으면 가격이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 들어온 해외 브랜드들의 가격 전략이 기존 햄버거의 이미지와 맞지는 않다"며 "그간 햄버거는 요리를 먹는 게 아닌, 빠르고 저렴하면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는 메뉴로 여겨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아직 기존의 햄버거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국내 브랜드들에 반해, 해외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것 같다"며 "특히 최근 론칭한 고든 램지 스트리트 버거의 경우 고든램지라는 스타 쉐프의 이미지도 높은 가격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준다"고 덧붙였다.
햄버거 시장 매장 수 1위인 맘스터치는 가성비를 앞세운다. 대표 메뉴는 '싸이버거'. 맘스터치는 올해 3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싸이버거 세트 메뉴 가격은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의 3분의 1 수준인 7천원대다.
또 롯데리아의 경우 비싼 축에 속하는 '더블 한우불고기버거' 세트 메뉴 가격이 1만3천700원, 버거킹도 스태커3와퍼 세트 메뉴가 1만4천원대, 맥도날드와 KFC는 대부분 세트 메뉴 가격이 1만원 이하에 형성돼 있다.
프랭크 버거의 '프랭크 버거' 세트 메뉴 가격도 라지 사이즈 기준 8천400원이며, 대부분 메뉴들이 1만원 이하다. 프랭크 버거는 2019년 처음 선보인 국내 수제버거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서 저렴한 한끼로 인식되고 있는 햄버거에 대한 이미지가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고가와 저가 브랜드를 나누는 기준은 고든램지나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가 아닌, 이미 햄버거 시장을 주도하는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버거킹 등의 브랜드보다 비싸냐 저렴하냐로 결정될 것 같다"며 "고가라도 론칭 초반에는 SNS 화제성으로 인해 인기를 끌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가의 햄버거들은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물가가 올라 외식이 꺼려지는 상황 속에서 비싼 돈을 주고도 먹을 만한 햄버거라는 '가성비'를 증명하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며 "낮은 가격대의 버거 브랜드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며, 최근 가격 인상도 한 차례 단행했기에 또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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