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카지노 개발 경쟁···日도 ‘1호 카지노’ 문 연다[Weekly 월드]
“年 매출 5200억 엔 기대”
태국도 카지노 합법화 가속
싱가포르·마카오·韓과 경쟁 예고
일본 정부가 오사카에 일본 최초의 카지노를 세우기로 했다. 2010년 카지노 개발로 아시아 여행의 지형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싱가포르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계획을 추진해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다. 올해 초 태국 하원이 카지노 건립을 허용하는 법안을 승인하며 카지노 합법화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복합 리조트(IR) 추진 본부’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회의를 열고 카지노 설립을 포함한 오사카부·시의 정비 계획을 승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이 관광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노력이자 일본의 성장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해 4월 오사카부는 오사카만의 인공섬 ‘유메시마’에 카지노와 국제 회의장, 고급 호텔 등을 갖춘 복합 시설을 세워 2029년 개장하겠다는 내용의 정비 계획을 정부에 제출했다. 초기 투자에만 1조 엔(9조 8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공격적인 계획도 함께였다. 미국 MGM리조트인터내셔널의 일본 법인과 일본 오릭스 등으로 구성된 ‘오사카 IR’이 운영을 맡는다. 오사카부는 이 시설이 문을 열면 연간 방문객은 2000만 명, 매출은 52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지노 설립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일본만이 아니다. 태국 하원은 지난 1월 전국 주요 도시에 합법적 카지노 시설을 포함한 복합오락단지 건설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찬성 310표, 반대 9표의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카지노 합법화를 본격 검토할 수 있게 됐다. 2021년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는 수도 방콕과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전국 5개 주요 관광 도시에 카지노를 짓는 방안이 포함됐다.
카지노 산업에 대한 관심은 관광산업 육성을 향한 각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도박 중독 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설립으로 막대한 관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날 카지노 개발을 공식화하며 싱가포르 모델을 직접 언급한 게 단적인 사례다. 2010년 미국 샌즈그룹이 세운 마리나 베이 샌즈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전 세계 부호들을 끌어모았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싱가포르의 외국인 관광객은 1900만 명으로 2010년 대비 60% 급증했다. 태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웃돌 만큼 관광 활성화가 곧 경제 성장에 직결된다.
중국의 강력한 반부패 정책으로 10년 가까이 암흑기를 지낸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도 최근 재기를 노리고 있다. 샌즈를 포함한 마카오의 6대 카지노 기업들은 지난 해 12월 향후 10년간 마카오 현지에 1200억 파타카(19조 원)에 육박하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를 조건으로 이들 기업은 현지 정부로부터 10년간의 카지노 운영 허가권을 받았다.
다만 후발주자들이 실제 관광효과를 내기까지 과제도 적지 않다. 카지노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기대만큼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사카 IR은 매출의 80%가량을 카지노에 의존한다는 구상이지만 벌써부터 “시설 수용력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유행 이전 카지노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70%에 달했던 싱가포르도 현재 카지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관련 시장에 진출한 경쟁국도 이미 많다. 닛케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외하더라도 아시아에서만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한국 등이 카지노 산업에 먼저 뛰어든 상황”이라며 “일본이 경쟁국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는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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