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38년·이나영 23년…광고모델과 커피만큼 '진한 인연' 맺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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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커피믹스 곁에는 장수 모델이 있다.
수십 년 넘게 한 제품만을 광고해 이제는 해당 제품하면 모델부터 떠오를 정도다.
남양유업은 2011년부터 7년 동안 커피믹스 '프렌치카페'를 광고한 배우 김태희가 가장 오래 함께 한 모델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로 제품을 자동으로 떠올리게 하면 효율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연아커피', '인간맥심' 등 여러 재미있는 별명이 생기면서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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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모카골드' 의인화 효과 공략
큰 논란·기복 없어…소비자 신뢰감 ↑
배우 안성기 38년, 이나영 23년, 원빈 15년
오랜 시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커피믹스 곁에는 장수 모델이 있다. 수십 년 넘게 한 제품만을 광고해 이제는 해당 제품하면 모델부터 떠오를 정도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잘파 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잡기 위해 식품업계가 걸그룹 뉴진스, 아이브 등 20대 스타들을 앞세우지만 동서식품 관계자는 11일 모델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모델 변경 없이도 국내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수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 동서식품은 믹스커피의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매년 1조 5,0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가 기존 모델과의 의리를 지키는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안성기·장동건·정우성…톱스타는 다 거쳤다
믹스 커피 모델은 도시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따뜻함과 친숙한 느낌도 줘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지적인 분위기에 휴식, 사색 이미지와 연결돼야 한다"며 "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중 식품이다 보니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973년 동서식품은 첫 번째 연예인 모델로 영화배우 김진규를 앞세워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어 1983년 안성기와 1990년대 후반 심은하, 한석규 등 톱스타 배우를 앞세워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고소영·이정재, 2005년 장동건·수애, 2008년 조인성·한효주, 2010년 정우성·임수정 등 톱스타 남녀 배우를 동시에 내세워 최고급 제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남녀 모델을 함께 세우면서 아름다운 사랑과 감미로운 커피의 향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동서식품이 제품 가짓수를 늘리면서 ①'맥심' 안성기, ②'모카골드' 이나영, ③'카누' 공유, ④'화이트골드' 김연아, ⑤'티오피(TOP·RTD커피)' 원빈 등 주요 제품을 대표하는 장수 모델이 자리 잡게 됐다.
오래된 인연은 계약 관계를 넘어서 진한 우정으로 이어졌다. 안성기는 38년 모델 활동을 하면서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홍보대사 자격으로 동서식품 공식 행사에 참여했다. 배우 공유는 2012년 '동서커피 클래식' 음악회를 진행하려고 영화 촬영 직후 수염 분장도 지우지 못한 채 달려왔다.
남양유업은 2011년부터 7년 동안 커피믹스 '프렌치카페'를 광고한 배우 김태희가 가장 오래 함께 한 모델이다. 지난해부터는 배우 정경호가 맡았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2014년 배우 정우성·수지를 앞세웠지만 현재는 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 않다.
'이나영=모카골드' 의인화 효과 기대
커피업체가 모델을 잘 바꾸지 않는 이유는 의인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이나영 하면 모카골드'가 떠오르게 하면서 유명인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로 제품을 자동으로 떠올리게 하면 효율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연아커피', '인간맥심' 등 여러 재미있는 별명이 생기면서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커피믹스는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매출에도 기복이 없다 보니 한 모델로 밀고 가기 쉽다는 설명이다. 1020세대가 주로 사는 음료 등은 짧은 시간에 눈길을 끌어야 해서 아이돌 가수를 적극 활용하지만 사무실 등에서 고정 소비층이 확보되는 커피믹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 장수모델은 큰 논란 없이 대중에게 오래도록 호감을 유지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기복 없이 안정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모델의 성장이 브랜드에 좋은 영향을 준다"며 "한 모델과 오랜 기간 협업한다는 사실만으로 대중의 호감도를 높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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