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종 '좀비 마약' 확산...한인사회도 불안감 증폭
[앵커]
미국이 새로운 종류의 이른바 '좀비 마약' 확산으로 비상입니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에 이어 이번에는 동물용 마취제 '자일라진'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한인사회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박하율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난간에 의지한 채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합니다.
주변 사람들도 익숙한 듯 쳐다만 볼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뉴욕 거리에선 이렇게 영화 속 '좀비'를 연상케 하는 마약 복용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스테파니 / 미국 뉴욕 : 실제로 좀비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절 쫓아왔던 적도 있었어요. 아침에 강아지랑 산책 중인데 공원에서 쫓아오더라고요.]
[크리스틴 / 미국 뉴욕 : 자기 몸을 제대로 못 가누고요. 감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사람 같지가 않아요. 말 그대로 그냥 딱 좀비 같아요.]
뉴욕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약물은 동물용 마취제로 알려진 '자일라진'.
'좀비 마약'으로 불리던 강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단속을 강화하자 그 대체재로 자일라진 사용이 늘어난 겁니다.
동물용 약물이다 보니 규제가 약한 점을 파고들었습니다.
최근 1년 사이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만 자일라진 공급이 60% 넘게 늘자 뉴욕주 의회는 지난달, 자일라진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피부가 괴사하거나 심장 박동 수가 갑자기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권정인/ 약사 : 호흡이 떨어진다거나 심박 수, 혈압이 떨어지는 게 빠르게 일어나면 죽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고 (인체용) 마약성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마약류를 해독하는 것처럼 해독제가 듣지 않아요.]
마약 중독자들이 자주 목격되는 기차역은 한인타운과도 가까워, 동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지수/ 미국 뉴욕 : 한인타운 일대가 펜스테이션하고 굉장히 가까운데 그 역사 주변에 보면 정말 사람들이 많이, 마약 복용한 사람이 많이 있거든요. 그럼 정말 허리를 숙이고 가만히 계세요. 그럴 때 정말 무섭고….]
[박선영/ 미국 뉴욕 : 치안 상태가 한국보다 위험하다고 느끼는 데가 미국이기 때문에 술 취한 건지 마약에 취한 건지 몰라도 이상한 사람들 보이면 무조건 피하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특히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 걱정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아라/ 미국 뉴욕 : 아이가 있는 학부모로서 혹시라도 아이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마약류에 노출될까 봐 최대한 저는 제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든지 위험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는 아이와 함께 가질 않아요.]
미국 마약단속국은 자일라진이 펜타닐보다 더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공공안전경보를 발령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신종 마약이 미국 곳곳에 깊숙하게 스며든 것으로 파악돼, 당국의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미국 뉴욕에서 YTN 월드 박하율입니다.
YTN 박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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