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도 MZ?…"20대와 엮여 민망" vs "소통·공감력 충분"[MZ통신]

김동규 기자 2023. 4.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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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내 구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세대 간 존중·배려가 더 중요해"

[편집자주]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MZ세대'는 어느덧 사회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정치권에선 'MZ표심' 잡기에 골몰하고, 학계에서는 'MZ세대 담론'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정작 MZ세대들은 "우리는 오해받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그 오해와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뉴스1 사회부 기자들이 나섰습니다. MZ세대 최전선에 있는 90년대 중반생 기자부터 '젊은 꼰대' 소리 듣는 80년대생 기자까지 'MZ통신'을 연재합니다.

ⓒ News1 DB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회사로 따지면 많게는 20살 차이가 나는 신입사원과 차장급이 한 세대로 묶이는 건데 정말 억지 같아요"(20대 직장인 한모씨)

"난 젊은 사람들을 편견 없이 대하고 소통도 하려고 합니다. 마인드만 열려 있다면 같은 세대로 묶여도 상관 없어요"(40대 직장인 김모씨)

흔히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말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98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을 '올드MZ'로 1990년대생~2000년대생을 '영MZ'로 나눠서 구분하기도 합니다.

올드MZ의 첫째인 1980년생은 올해로 만 43세이고, 영MZ의 막내 나이대인 2000년생은 만 23세입니다. 무려 20살차가 나는데도 이들을 같은 세대로 볼 수 있는지 허심탄회한 MZ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같은 세대로 보기 힘들어…"공유하는 문화나 가치관이 다르다"

26세 직장인 한모씨는 올드MZ와 영MZ가 한 세대로 묶이는 것이 어색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유하는 문화나 가치관이 조금씩 다른데 어떻게 한 세대로 볼 수 있냐는 것이죠.

한씨는 "단편적으로 어린 시절 봤던 만화와 좋아했던 노래만 해도 다르다"며 "MZ를 위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20대는 취업, 30대는 투자와 결혼, 40대는 육아 등이 주요 관심사인데 이들을 한 묶음으로 본다면 세심한 정책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9세 직장인 권모씨도 "나도 영MZ들 중에서 나이가 있는 편인데 솔직히 5~10살 차이가 나는 사람들만 봐도 직장 내에서 감각의 차이가 나는 것이 있는데 뭉뚱그려 한 세대로 묶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41세 직장인 박모씨도 20대들과 같은 MZ세대로 묶인다는 것에 강한 민망함을 표했습니다. 박씨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M세대들은 거의 과장·차장급이고, Z세대는 사원·대리급인데 이들을 같은 세대로 묶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생각이 깨어 있고 젊게 산다고 해도 몇몇 예외에만 해당하는 사례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 News1 DB

◇소통능력·깨어있는 생각 있으면 한 세대로 봐도 무방

반면 한 세대로 묶여도 괜찮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소통과 깨어있는 생각 등의 특성으로 본다면 공통점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40세 직장인 김모씨는 "내가 특이한 것일 수도 있지만 난 회사에서 젊은 사람들과 잘 소통하고 불편도 안 주면서 잘 지내고 있다"며 "우리도 인터넷 세대고 큰 세대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사람들을 편견 없이 대하고, 편하게 소통하려는 자세를 항상 가지려고 노력하면서 영MZ들을 존중하고 있다"며 "나만 해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이직했는데, 이런 맥락에서 영MZ들의 자발적 퇴사에도 너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29세 직장인 권모씨도 "공감능력만 있다면 그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든 어울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는 올드MZ와 영MZ를 구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이로 세대 구분은 마케팅…세대간 존중·배려가 먼저

이처럼 올드MZ와 영MZ를 한 세대로 묶는 것에 대한 다양한 생각이 있었지만 세대간의 존중과 배려만 있다면 나이로 세대를 구분하는 '00세대'와 같은 용어가 필요 없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세대간 존중과 배려만 있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죠.

경영컨설팅사 밍글스푼의 송동현 대표는 "이전에도 젊은 세대들을 신세대, X세대 등으로 불렀던 것처럼 계속 새로운 세대론은 만들어진다"며 "'OO세대는 어떻더라'고 규정하는 것은 마케팅에 더 가깝다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송 대표는 "일각에서는 MZ세대가 소통에 능하고 할 말 있으면 한다는 특징이 있다고 하는데 윗세대들도 소통을 위해 항상 젊은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할 말 있으면 한다"며 "차라리 MZ세대라는 표현보다 디지털에 능한 사람들을 묶어서 디지털 세대로 보는게 더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부연했습니다.

26세 직장인 한씨는 "40대 이상 사람들만 회식 좋아하고 영MZ는 회식 안 좋아한다는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회식을 좋아하고 근무 중 에어팟도 끼지 않는 20대들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세대로 특정 나이대를 묶기보다는 개별적인 존재로 봐주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34세 직장인 황모씨도 "자기 주장이 강하고 무책임한 어린애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영MZ들에게 투영되고 있는데, 그건 세대 문제가 아니라 나이를 떠나 그냥 철이 덜 든 것"이라며 "세대에 관계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만 있다면 세대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원전 425년 소크라테스는 "요즘 애들 버릇이 없다. 부모에게 대들고, 스승에게도 대든다. 음식도 게걸스럽게 먹는다"며 당시 젊은 세대를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요즘 애들 버릇이 없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세대 구분이나 비판은 늘 존재하는 셈입니다. '특정 세대는 어떻다'라고 규정짓기보다 사회를 이루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세대간 존중과 배려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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