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미식여행]<上>4시간이면 충분, 가스트로 투어로 즐기는 맛
1세대 중동 음식점부터 베트남 생면 쌀국수 맛집까지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이태원이 조심스럽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픔이 여전히 거리와 마음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쌓인 '고유의 이태원 문화'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다시금 용기를 내고 있다.
국내 첫 미식여행 전문 회사 서울가스트로투어와 함께 이태원으로 미식여행을 떠나봤다. 네 시간 동안 식당 5곳과 함께 이태원 구석구석 골목을 둘러보는 투어다. 골목마다 서려 있는 이야기는 이태원을 더 깊이 있게 알게 해준다.
방문하는 음식점은 1세대 중동 음식점 '페트라'에서 시작해 △베트남 쌀국수 맛집 '플러스 84' △튀르키예식 디저트 가게 '케르반베이커리&카페' △스페인식 술집 '이태원 타파스 바' △남아공 바비큐 전문점 '브라이 리퍼블릭'이다.
이번 편에선 순서대로 두곳의 레스토랑과 이태원 시장을 소개한다.
투어의 첫 시작은 '녹사평 육교'다. 이곳에 올라서면 서울N타워와 그 밑에 촘촘히 주택가를 이루는 해방촌과 경리단길, 남산 3호 터널로 이어지는 큰 대로가 보인다.
이 육교는 워낙 전망이 좋아서 아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찾았던 장소인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주요 장면에 등장하자 인증샷 명소로 뜨게 됐다.
첫 음식점은 이태원 초등학교 방향으로 육교를 지나, 오른쪽 언덕을 오르면 나타나는 중동 음식점 '페트라'다.
◇1세대 할랄 중동 음식점, 페트라
페트라는 이태원에서 20년째 영업 중인 중동 음식점으로 1세대 할랄 식당이다.
페트라를 운영하고 있는 야설 가나엠 사장은 요르단 출신으로 호주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2021년 한국을 찾았다. 아이를 가르치던 그는 한국에서 할랄 음식 파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선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한다.
페트라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한 나라로 특정하기보다 레반지역(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시리아) 음식을 두루두루 다룬다.
야설 가나엠 사장은 민간 외교관 역할도 톡톡히 했다. 대한민국에 할랄 음식에 대한 개념이 정착하기 전, 국빈 만찬 등에 사용하는 음식을 직접 만들었다.
페트라에서는 레반 음식의 대표적인 앙트레(entrée 고기류 제공 전 나오는 코스)인 팔라펠과 후무스 타볼리 샐러드와 피타빵을 시작으로 닭고기·양고기 케밥과 커리를 시식했다.
다소 낯선 비주얼의 요리를 먹는 방법은 야설 가나엠 사장이 직접 나서서 알려준다.
앙트레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우선 피타빵을 한입 크기로 찢은 다음 병아리콩과 올리브유, 레몬즙을 갈아 만든 소스 '후무스'에 병아리콩을 다져 동그랗게 튀긴 '팔라펠'을 얹는다. 취향껏 토메야 소스(마늘과 감자를 으깨 만든 소스)나 칠리소스를 얹은 다음 마지막에 타볼리 샐러드(파슬리·토마토·박하잎 다져 만든 샐러드)를 얹어 먹으면 된다.
중간에 나오는 케밥의 종류도 알아보게 된다. '쉬쉬(Shisi) 케밥'의 한 종류로 꼬치에 구운 고기를 밥 위에 얹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도너(Döner) 케밥'은 큰 꼬치에 고기를 겹겹이 쌓아 돌려가며 익힌 뒤, 썰어내는 방식으로 튀르키예 인근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페트라에서 식사를 하고 언덕을 넘으면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한 단밤 포차가 나온다. 현재는 '서울밤'이라는 상호로 운영되고 있으며 외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객들이 찾는 사진 명소가 됐다.
언덕을 내려와 길을 건너 골목으로 들어가면 맞춤옷이나 빅사이즈옷을 판매하는 이태원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가게는 문을 닫았지만 기성복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성행했던 곳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장은 가봉 없이 딱 맞는 정장을 제작하는 서울 기증장들의 양복점이 유명했다. 외국 유명 아티스트나 고위 인사까지 해밀톤호텔에 숙박해 이곳을 들러 맞춤 정장을 제작하고 바로 다음날 찾았다고 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찾았다.
◇할롱베이에서 온 두 남매가 만든 '플러스84'
퀴논길에서 두 번째 식당인 플러스84를 찾는다. 베트남 할롱베이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남매가 이태원과 인사동에서 운영하는 쌀국수 가게다. 플러스84의 뜻은 베트남 국가번호인 +84에서 따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모두 베트남 출신이다.
이곳에선 생면을 사용한 쌀국수와 베트남에서 가장 대중적인 아침 메뉴인 반미를 시식했다.
베트남에서 공수한 생면 쌀국수를 사용해 부드러운 면이 이 집의 장점이다. 소고기를 사용해 깊이 있는 베트남 고추로 만든 양념장을 조금씩 넣어 달라지는 쌀국수의 맛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쌀로 만든 바게트에 무와 당근 절임, 고기와 야채를 넣어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는 바쁜 아침, 베트남 사람들이 노점에서 많이 사 먹는 아침 메뉴이다. 플러스84의 반미는 불맛이 나는 얇은 돼지고기와 상추를 넣어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게 만들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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