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봉오리 1개' 이제 못 본다…"경찰 1명이 의경 3명 몫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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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얼굴로 경찰 제복을 입고 집회 현장을 지키던 의무경찰이 한 달 뒤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했던 의무경찰(의경)이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의경과 경찰기동대가 함께 움직였다면 앞으로만 경찰관 기동대만 운영되는 상황"이라며 "숫자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서 어떻게 기동대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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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앳된 얼굴로 경찰 제복을 입고 집회 현장을 지키던 의무경찰이 한 달 뒤면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1983년 공식 창설된 이후 누군가에겐 폭력진압의 상처를 주기도, 다른 누군가에겐 경찰의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이같은 의경의 40년 역사를 돌아보고 의경이 사라진 경찰의 미래를 짚어본다.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했던 의무경찰(의경)이 4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2021년 마지막으로 입대한 의경은 다음달 전역을 하게 될 예정이다. 경찰 내부에서 치안 유지 인력과 부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2만5911명이었던 의경 인원은 △2018년 2만729명 △2019년 1만5547명 △2020년 1만365명 △2021년 5182명 △2022년 1570명까지 줄어들었다. 현재 복무 중인 1142기 의경은 208여명으로 다음달 17일을 끝으로 공식 해단한다.
그동안 의경은 병역 의무 기간 동안 군에 입대하는 대신 경찰 치안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해왔다. 주 업무는 방범 순찰, 집회·시위 관리, 교통 단속, 국회·외교공관 등 시설경비 업무 등이었다. 의경은 순경 바로 아래 계급인 무궁화 꽃봉오리 1개짜리 계급장을 달았다.
의경은 1982년 전투경찰대 설치법 개정에 따라 전투경찰을 작전전경과 의경으로 구분하면서 신설됐다. 1983년 1월 최초의 의경이 입대했고 2013년 12월 마지막 전경이 전역하면서 치안보조업무가 의경으로 일원화됐다.
의경은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추모시위, 2008년 광우병 파동 등을 겪으며 과잉 진압 논란이 있었다. 2010년에는 의경들 사이에서 후임대원을 괴롭히는 등의 가혹행위가 논란이 되면서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 3.0'이 마련되기도 했다. 인구 절벽이 본격화한 이후에는 병역 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의경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에 따라 2017년 7월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인력 증원방안'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18년부터 매년 20%씩 의경 인원을 감축하고 폐지 수순을 밟기로 했다.
의경 폐지가 본격화하면서 경찰 조직도 내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 기동대 체제가 확대된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 일반 공채 출신들은 입직 초기 1~2년 간 기동대에 의무 복무하며 의경과 함께 시위 진압, 방범 순찰, 교통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서울 경찰청은 의경 폐지에 대비해 5기동단 체제였던 기동대를 2021년 1월 6~7기동단으로 증편하고 현재는 제8기동단까지 확대했다.
의경이 경비하던 시설 역시 변화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2021년 기존에 의경이 맡았던 독도경비를 일반 경찰관으로 교체하고 경비대 숙소 리모델링 공사도 진행했다. 의경 부대인 국회경비대는 일부 출입구 방호 업무를 자동화 시설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경찰 내부에서는 치안 유지 인력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는 경찰 기동대 1명이 의경 3명의 몫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전에는 의경과 경찰기동대가 함께 움직였다면 앞으로만 경찰관 기동대만 운영되는 상황"이라며 "숫자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서 어떻게 기동대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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