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조물 우리곡물] 먹으면 예뻐지는 빵? ‘米 in 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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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시 아라일동에는 '미인빵'이라는 빵집이 있다.
미인빵은 프랜차이즈업체를 제외하고는 제주에 처음 생긴 쌀빵 전문점이다.
현재는 전북산 가루쌀을 사용하고 있지만 문 대표 목표는 제주산 쌀로 빵을 만드는 것이다.
"고향 제주에서 난 쌀로 빵을 만들어 제주도민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제주 내 쌀빵업체가 뜻을 모아 쌀 제분소를 만드는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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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건강먹거리 관심많아 쌀빵 개발
잡곡·백미·현미로 만들어 골라먹는 재미
식빵 외에 케이크·쿠키 등 여러 제품 인기
“제주 밭 쌀로 만든 빵 도민에 선보이고파”
제주 제주시 아라일동에는 ‘미인빵’이라는 빵집이 있다. ‘먹으면 예뻐지는 빵일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米 in 빵’으로 ‘쌀이 든 빵’이라는 의미다. 미인빵은 프랜차이즈업체를 제외하고는 제주에 처음 생긴 쌀빵 전문점이다. 식빵부터 케이크·쿠키까지 40가지 제품을 쌀로 만든다. 쌀은 전북 군산에서 난 가루쌀(분질미)을 사용한다.
이곳 대표 메뉴는 식빵 삼형제다. 각각 잡곡·백미·현미로 만들어 취향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잡곡식빵엔 곡물 가루뿐 아니라 호두·호박씨·검은깨가 들어 있다. 빵 속에 콕콕 박힌 견과류 알갱이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더한다. 백미식빵은 이름처럼 새하얀 속살을 자랑한다. 촉촉하고 찰진 식감이 일품이다. 현미식빵은 씁쓸한 맛이 나지만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다. 백미식빵과 현미식빵에는 달걀·우유·버터가 안 들어간다. 처음에는 알레르기·아토피 환자들이 주로 찾았는데, 지금은 채식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 토박이 문광철 대표(48)는 24년차 베테랑 제빵사다. 그는 제주에서 25살 때부터 빵을 만들다 다양한 제빵 기술을 배우려고 2002년 서울로 향했다. 2006년 ‘라이스 존’이라는 쌀빵 전문회사에서 일하며 쌀로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쌀빵을 보자마자 ‘이건 된다’ 싶었어요. 당시는 ‘웰빙’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인데, 앞으로 건강한 먹거리가 더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쌀은 글루텐이 적고 한국인 주식이라 소화하기 쉽고, 수입 밀가루보다 신선한 식재료거든요.”
그는 2016년 제주로 돌아와 미인빵을 열었다. 개업 초기에는 낯선 쌀빵이 외면받았다. 문 대표는 손님을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파트나 근처 식당으로 가 사람들에게 빵을 무료로 나눠줬다. 쌀빵을 먹어본 적 없던 사람들이 그 맛에 반해 미인빵을 찾았고, 이웃에게도 알려 단골이 늘어갔다. 지금은 동네 대표 가게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전북산 가루쌀을 사용하고 있지만 문 대표 목표는 제주산 쌀로 빵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는 지반이 현무암이라 물이 잘 빠져 논농사가 발달하지 못했다. 대신 밭에서 벼를 기르는데 이를 제주말로 ‘산듸’라고 부른다. 제주 밭에서 수확한 쌀은 논에서 난 쌀보다 수분이 적고 거칠거칠하다. 문 대표는 밭 쌀을 이용해 빵을 만들려고 했지만 어려움에 부딪혔다. 쌀이 많이 나지 않는 제주엔 쌀 제분업체가 없다. 제주 쌀을 육지로 보내 가루를 내서 가져오는 방법도 있지만 운송비가 문제다.
문 대표는 제주산 쌀을 활용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고향 제주에서 난 쌀로 빵을 만들어 제주도민에게 선보이고 싶어요. 제주 내 쌀빵업체가 뜻을 모아 쌀 제분소를 만드는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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