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호황은 없었다”...단백질 음료 뜨자 대박 난 이 회사
서울에프엔비 지난해 20종 제품 생산 수주
지난해 매출 전년 比 30% 증가…역대 최대
자연과사람들, 함소아제약 제품 매출도 ‘훨훨’
단백질 음료 시장 작년 4000억원 규모 추산
“작년에만 20개 넘는 단백질 음료 제품을 새로 수주했습니다.”
국내 1위 테트라팩(멸균팩) 음료 생산 외주사인 서울에프엔비가 전에 없던 호황을 맞았다.
건강 중시 흐름을 타고 단백질 음료 시장이 4000억원 규모로 커졌지만, 테트라팩으로 단백질 음료를 만들 수 있는 식음료 제조사는 서울에프엔비를 포함한 3곳 업체 정도에 그쳐서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프엔비 매출은 1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2021년 매출 1366억원을 기록, 연간 최대 실적을 낸지 꼬박 1년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전년 54억원과 비교해 약 74% 증가했다.
서울에프엔비는 2005년 설립된 유음료 전문 생산 업체다. 주로 서울우유, 빙그레, 대상, 남양유업 등 국내 식음료 기업이 기획·개발한 우유, 두유, 커피, 발효유, 냉장 주스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만들어 납품했다. 연평균 매출은 1000억원 이하였다.
서울에프엔비의 매출은 2021년 일동후디스의 단백질 음료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액티브’를 생산하면서 급증했다. 일동후디스는 분말 형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팩 음료 제품으로 내면서 서울에프엔비를 택했다. 일동후디스는 테트라팩 음료 생산 설비가 없었던 탓이다.
이후 단백질 음료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헬스 보조제로 인식되던 단백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흐름을 타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다. 특히 유업계는 단백질 음료를 새로운 먹거리로 점찍고 잇따라 신제품 출시에 나섰다.
서울에프엔비는 현재 일동후디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액티브를 포함해 총 30종 단백질 음료를 생산하고 있다. 매일유업 ‘셀렉스’, 일동후디스 하이뮨이 연 단백질 음료 시장으로 유업계와 식품 기업까지 뛰어들면서 지난해에만 20종 넘는 단백질 음료 생산을 신규 수주했다.
서울에프엔비 관계자는 “테트라팩은 원래 초코우유나 딸기우유 등을 담는 가공유 용기로 활용됐는데, 단백질 음료가 뜨면서 지금은 거의 단백질 음료 전용으로 쓰이고 있다”면서 “해당 설비를 갖춘 곳은 자체 생산하는 매일유업을 빼면 국내 3곳 업체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에프엔비 외에 테트라팩 생산 설비를 갖춘 식음료 OEM 업체인 자연과사람들, 함소아제약도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각각 테트라팩 음료 생산 설비 1개 라인을 갖춘 곳으로 서울에프엔비가 감당하지 못하는 물량을 받아 생산했다.
당장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의 자회사인 자연과사람들은 정식품이 선보인 단백질 음료는 물론 빙그레가 새로 출시한 단백질 음료 ‘더단백’ 일부 제품을 수주해 지난해부터 생산했다. 덕분에 자연과사람들의 작년 제품 매출은 666억원으로 전년 대비 5%가량 늘었다.
함소아제약 역시 지난해 테트라팩 설비를 새롭게 구축, 식음료 업체의 단백질 음료 시장 진출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건강음료 등을 주로 생산했지만, 단백질 음료 생산을 맡으면서 2021년 26억원 수준이었던 제품 매출이 지난해 40억원으로 1년 사이 54%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들 테트라팩 음료 생산 외주사의 성장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동후디스가 공장 증설에 나서는 등 직접 생산을 예고했지만, 현재 4000억원 수준인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가 3년 뒤 8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등 시장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단백질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원에서 2021년 3364억원으로 4배 이상 커졌고, 지난해에는 40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또 향후 3년 내 8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단백질 음료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미 편의점 매대의 상당수를 단백질 음료가 차지했고, 테트라팩 생산 설비가 기업의 출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테트라팩이 아닌 병 제품으로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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