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시민 살린 '39세 늦깎이 순경'…'반전 이력'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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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6시 55분, 출근길 경찰서로 향하던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김혜진 순경(39)의 눈에 도로 중간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김 순경은 "당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 애써주신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따금 음주 단속을 나가거나 교통 통제를 위해 나가 수신호를 할 때 시민들이 차 창문을 내리고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건네는 인사가 김 순경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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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베테랑]입직 3년차 39세 늦깎이 순경 "사람들 도울 때 가장 행복, 친근한 경찰 되고 싶어"
지난 4일 오전 6시 55분, 출근길 경찰서로 향하던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김혜진 순경(39)의 눈에 도로 중간에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왔다. 사람들 사이로 쓰러져 있는 한 여성이 보였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김 순경은 급히 갓길에 차를 세웠다.
여성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주위 시민들에게 어찌 된 일이냐 물으니 "횡단보도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했다. 시민들이 119에 신고했지만 아직 구급차는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말을 걸며 양쪽 어깨를 몇 차례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었다. 맥박은 희미하게 잡혔다. 김 순경은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조치에 들어갔다.
10회 정도 흉부를 압박하자 '억' 하는 소리와 함께 여성의 의식이 돌아왔다. 정신을 차린 여성을 부축해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에 인계했다. 김 순경은 차에서 비상용 경광봉을 꺼내와 구급차가 안전하게 떠날 수 있도록 교통 수신호로 다른 차량을 정리했다.
김 순경의 응급 대처와 교통정리 덕에 여성은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고 보호자와 함께 귀가했다. 김 순경은 "당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현장에서 함께 애써주신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순경은 2021년 4월에 입직한 3년 차 경찰이다. 경찰이 되기 전에는 4년간 간호조무사로 일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경찰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었다. 자신을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라 칭하는 그는 사람들을 도울 때가 가장 행복했다. 결혼과 출산을 한 뒤 30대가 돼서야 경찰 시험을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4~5년간 간호조무사 업무와 육아, 순경 공개 채용 시험 준비를 병행했다. 마지막 관문까지 올라갔지만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 37세에 마침내 경찰의 꿈을 이뤘다.
경찰의 꿈을 이루는 데는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이제는 중학생·고등학생이 된 두 딸도 엄마의 공부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중앙경찰학교에서 훈련받는 동안 받은 기념품을 집에 보냈더니 그 기념품을 학교에 들고 가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가 경찰"이라고 할 만큼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경찰이 되고서도 가족들의 응원을 듬뿍 받고 있다.
김 순경은 지구대에 발령받은 뒤 교통 관련 지원 업무를 하면서 교통경찰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 집회나 행사가 있을 때 보행자나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교통정리를 하는 보람이 컸다. 교통안전계 업무에 자원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따금 음주 단속을 나가거나 교통 통제를 위해 나가 수신호를 할 때 시민들이 차 창문을 내리고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건네는 인사가 김 순경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김 순경은 '친근한 경찰'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들러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경찰서가 됐으면 좋겠다. 시민에게 친근하고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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