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1주 새 5명 확진…'감염원' 모르는 엠폭스 정말 괜찮을까

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2023. 4. 1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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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환자까지는 해외유입 사례→이달 확진환자 전원 '국내감염'
옮긴 이 찾아야 고리 끊는데…'익명 접촉' 등 추적 조사 어려울 듯
작년부터 非풍토병 국가로 확산…잠복기 길고 치명률은 1% 미만
발열·오한·발진·피부병변 등 보이면 보건소·질병청 등에 신고해야
연합뉴스


인수 공통 감염병인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1주 새 5명이 연이어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10명)의 절반이 나왔다. 물론 지난달에도 확진환자가 1명 발생하긴 했으나, 해외유입 사례였고 추가 확진자가 없어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이달 들어 엠폭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전원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기존에는 엠폭스 유행 국가에서 감염된 환자가 입국하거나 그로부터 파생된 환자가 전부였다면, 지금은 국내에서도 유행이 본격화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가장 낮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면서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래 중·서부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인 엠폭스는 우리에게 여전히 생소한 질병이다. 감염병 주요 정보와 더불어 정말 대대적 확산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지, 감염을 피하려면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지 등 몇 가지 궁금증을 Q&A(큐앤에이)로 정리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Q. 엠폭스라는 이름이 아직 낯설다. 정확히 어떤 질병인가.
A: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지난 1958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국립혈청연구소에서 사육되던 실험용 원숭이로부터 최초 발견됐다. 인간 감염사례가 처음 보고된 것은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이다. 이후 중앙 및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는데, 대다수는 콩고민주공화국과 나이지리아에서 나왔다.

이외 카메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가봉, 코트디부아르, 라이베리아, 콩고, 시에라리온, 남수단(유입사례만 보고), 베냉(유입사례만 보고), 가나(동물에서만 확인) 등이 엠폭스 풍토병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이후 영국 등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본래 발생지역이 아니었던 곳들에서 감염사례가 이례적으로 증가하며 전 세계로 확산됐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쥐·다람쥐·프레리도그와 같은 설치류 및 원숭이 등)이나 사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할 경우 걸리게 된다. 혈액과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린넨·의복 등), 감염비말 등이 전파경로가 될 수 있다. 태반을 통해 감염된 엄마에게서 태아로 옮는 '수직감염'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은 공기 전파 확률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Q. 어떤 증상이 보이면 감염을 의심해야 하나.
A: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 증상(인후통·코막힘·기침 등) 등이다. 특징적 증세라 할 수 있는 '발진'은 1~4일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진은 보통 얼굴, 입, 손, 발, 가슴, 항문생식기 근처 등에서 관찰된다. 대체로 반점으로 시작해서 구진→수포(물집)→농포(고름)→가피(딱지)로 진행되는데 초기에는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 있다. 통증과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육안으로 보이는 임상증상은 수두, 홍역, 옴, 매독 등과 비슷해 유전자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대개 환자의 피부병변액 또는 피부병변조직, 가피, 구인두도말, 혈액 등에서 특이 유전자가 검출된다.

Q. 중증도와 잠복기도 궁금하다.
A:잠복기는 평균 6~13일이나, 최장 21일로 상당히 긴 편이다. 전염력이 가장 강한 시기는 감염 3~5일 사이다.

작년 이후 유럽 등에서 유행 중인 서아프리카 계통 엠폭스는 대부분 2~4주 후면 자연 치유된다. 치명률은 1% 미만으로, 의료인프라가 발달한 나라에서 엠폭스로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반면 풍토병 국가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중앙아프리카 계통의 엠폭스는 치사율이 약 10%로 꽤 높은 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에서만 유일하게 사망환자가 보고됐다.

Q. 한국에서는 한동안 잠잠했던 것 같은데, 갑자기 떠들썩해진 이유는 뭔가.
A: 앞서 엠폭스의 국내 상륙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6월 22일이다.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독일 체류 당시 환자와의 접촉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11월까지 확진된 3명과 올해 첫 양성자인 5번째 환자(3월 13일 확진)도 모두 발생국에서 들어왔거나, 그 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인 등 해외유입 관련사례였다.

지난 7일 확진된 6번째 환자는 사뭇 달랐다. 당국의 역학조사 및 출입국기록 확인 결과, 해당 환자는 3개월 이내 해외 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3일 피부 발진으로 병원을 찾았고,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이 떴다. 해외유입 연관성이 없는 첫 국내 확진자다. 그는 지난달 말부터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암암리에 국내 감염이 퍼지고 있었다는 의심은 곧 사실이 됐다. 사흘 만인 10~11일 7·8번째 확진자가 추가됐는데, 이들도 최초 증상 발현 3주 이내에 해외에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이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로 한 단계 상향을 결정한 12일에는 9번째 환자가 나왔고, 14일 10번째 확진자가 확인됐다. 두 환자 역시 해외 여행력은 없었다.

6·7·8·9·10번째 환자는 전부 국내에서 환자 또는 의심환자와 밀접접촉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주지역도 전남, 서울, 경기, 대구 등 전국적인 발생 양상을 보였다.

질병관리청 제공


Q. 유입 초기 일명 '3T(검사·추적·치료)'로 유행을 억제한 코로나19처럼 대응하면 되지 않을까. 
A: 엠폭스는 질병의 특성상 코로나와 같이 대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당 시간의 밀접접촉(피부접촉·성(性)접촉 등)으로 전파되며, 특정 인구집단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성별이 확인된 확진자는 96.4%가 남성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도 있다.

당국은 인터넷 ID 등의 단서로 감염원을 추적하고 있지만, 익명으로 접촉한 사례가 많아 유행의 시작점을 찾기는 쉽지 않으리란 분석이다.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아마 지금 발견되는 환자들을 감염시킨 '지표 환자(index patient)'를 찾아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자연 치유된 이후 신고를 안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방역당국이 강조하듯 의심증상이 나타날 경우 자발적으로 관할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질병청 콜센터(1339)에 알리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의료진도 감염 의심환자가 내원하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 당국은 의료기관과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에 대해 예방수칙을 안내하는 한편 관련 교육 실시, 신고 독려에도 나설 방침이다.

엠폭스 예방을 위해서는 감염자나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동물과의 직·간접적 접촉을 피해야 한다. 의심되는 사람·동물·물건과 접촉했을 경우 비누와 물로 손을 씻거나 알코올 성분의 손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엠폭스 발생국가를 여행할 때도 바이러스 보유 가능성이 있는 동물과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당국은 지난해 백신 '진네오스' 5천 명분과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들여와 17개 시·도에 공급하는 등 충분한 대응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엠폭스 확진자에게 사용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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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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