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골에도 충격패’ 손흥민 “클린스만 감독께서 좋은 기운 주셨는데…” [현장 일문일답]

토트넘 손흥민이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런던 | 장지훈통신원

[스포츠서울 | 런던=장지훈통신원·김용일기자] “클린스만 감독께서 좋은 기운 주셨는데….”

2경기 연속골에도 팀의 충격적인 패배를 막지 못한 손흥민(31.토트넘)은 허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끝난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에 선발 출격해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었다. 윙백 이반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중앙으로 내준 공을 그가 달려들며 왼발로 차 넣었다.

지난 브라이턴과 30라운드에서 EPL 통산 100호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8호 골을 달성했다. 또 토트넘 공식전 통산 143골째를 기록하면서 저메인 데포와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손흥민 선제골 순간.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본머스와 홈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와 기뻐하고 있다. 런던 | 장지훈통신원

귀중한 기록에도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토트넘 수비진이 균열을 일으키며 전반 38분 마티아스 비냐에게 동점골, 후반 7분 도미닉 솔란케에게 역전골을 각각 허용했다. 교체로 들어온 아르나우트 단주마가 후반 43분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추가 시간 상대 역습 상황에서 당고 오와타라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으며 졌다.

올 시즌 유일하게 남은 목표인 EPL 4위 진입에 애쓰는 토트넘은 승점 53(16승5무10패)으로 제자리걸음 했다. 1경기 덜 치른 3위 뉴캐슬, 2경기 덜 치른 4위 맨유(이상 승점 56)와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서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토트넘에 남은 경기는 7경기 뿐이다. 다음 경기는 오는 23일 뉴캐슬 원정이다. 4위 진입을 두고 ‘단두대 매치’를 벌이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5일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 2022~2023시즌 EPL 31라운드 본머스와 홈경기 하프타임에 장내 아나운서 소개로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런던 | 장지훈통신원

손흥민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스포츠서울을 비롯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2-2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며) 승리에 대한 리스크를 둔 게 패배로 이어진 것 같다.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팀원에게 도움을 줄지 고민한다. 지속해서 득점으로 도움을 준다면 더 보여야 한다”면서 “몇 주 남지 않았지만 지닌 에너지를 다 쏟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이날 유럽파 태극전사 현지 점검에 나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보는 앞에서 골 맛을 봤다. 경기 전 클린스만 감독과 만나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 그는 보란듯이 골을 터뜨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현역 시절 토트넘에서 선수로도 뛴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에 그라운드에 나와 인사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의 감독이 돼서 너무나 기쁘다. 또 쏘니(손흥민)를 지도하게 돼서 너무나 좋다”며 “한국 팬의 기대가 큰데 (2026 북중미)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 또 내년 아시안컵이 있는데 역시 잘 준비해야할 것 같다. 내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께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승리를 못 보여드려 아쉽다”고 했다.

다음은 손흥민과 일문일답

- 아쉬운 경기였는데.

말로 표현이 되겠느냐. 사실 2-2에서 승리에 대한 리스크를 둔 게 어찌 보면 패배로 이어진 것 같다. (선제골을 넣은) 전반에 좀 더 편안하게 경기해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

- 팀은 졌지만 2경기 연속골을 넣었는데.

지난 경기 끝나고 얘기했지만 개인 기록보다 어떻게 하면 팀 성적이 더 (좋게) 끝낼 수 있을까. 몇 경기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잘 끝낼 수 있을까 생각을 더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팀원에게 도움을 더 많이 줄 수 있을까 고민도 한다. 계속 이런 득점으로 도움을 준다면 더 보여야 할 것이다. 더 많은 책임감이 드는 하루다.

- 클린스만 감독이 현장을 찾았다. 경기 전에 얘기를 나누던데, 끝나고도 만났나?

끝나고는 뵙지 못했다. 특별한 얘기는 안 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 경기 끝나고 어디 가시는지’ 여쭤봤다. 사적인 얘기였다. 감독께서는 ‘경기 재미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감독께서 오셔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내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승리하는 것을 보여드리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

- 4위를 위해서 다음 뉴캐슬전이 중요해졌다.

매 경기 정말 너무나 중요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오늘만큼 중요한 건 없었다. 왜냐하면 뉴캐슬이 (앞서) 경기에서 지고 (우리가) 그 결과를 알고 들어갔기에 아쉽다. 뉴캐슬이든, 어떤 경기든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쏟아부어서 매 경기 승점 3을 챙겨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몇 주 남지 않았지만 지닌 에너지를 다 쏟아내서 최고 높은 위치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kyi0486@sportsseoul.com